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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규식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정치학 박사 ⓒ 국방일보 | ||
한미 양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계기로 국지도발 대비계획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전면전에 대비한 연합사의 ‘작전계획 5027’이나 국지도발에 대비한 한국군의 작전계획은 있지만, 한미가 공유하는 국지도발 대비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이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1년에 국지도발 대비계획의 주요 개념 정리부터 시작해 올해 2월까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종합정리와 보완이 이뤄졌다. 정리 과정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도 고려돼 최종적으로 계획이 완성됐다. 천안함이 폭침을 당하고 연평도가 무차별 포격을 받은 지 3년 만의 일이다.
한미 양국 군은 지금까지 북한의 기습남침에 의한 전면전 대비에 많은 노력과 역량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겪으면서, 한반도의 현실에서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의 발생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정작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해서는 한국군이 단독으로 대응토록 돼 있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미흡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한미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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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26일 '한·미 연합여단급상륙훈련'이 실시된 경북 포항시 송라면 독석리 해안에 상륙한 연합군 장병들이 상륙돌격장갑차에서 뛰쳐 나오고 있다. 2013.4.26 ⓒ 연합뉴스 | ||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은 북한에 대한 도발 억제력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의 한미 합동작전보다는 훨씬 더 미군의 신속한 개입을 보장한다. 미군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져야 자동으로 개입한다. 하지만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이 발효됨에 따라 국지전이나 확대된 보복작전에서도 미군이 참여토록 해 미군의 개입 범위가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또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작전계획에서 미군 전력은 주한 미군의 항공·포병전력을 포함해 주일 미군과 태평양사령부의 전력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에 의해 북한이 도발 시 이제는 한미 연합전력으로 도발원점은 물론이고, 지원세력과 지휘세력까지 타격한다는 국방부장관과 국가안보실장의 작전개념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미 당국이 적극적으로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을 발전시킨 것은 북한의 전쟁위협이 단순히 경고용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서울은 휴전선에서 불과 50㎞ 미만의 거리에 1000만 명 이상의 인구와 경제의 절반 이상이 밀집해 있다.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공격을 가한다면 수백만 명의 무고한 시민이 살상당하고, 경제는 완전히 몰락할 수밖에 없다. 전쟁 위기가 최악의 상태로 격화되고 있음에도 북한은 우리의 대화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남북한 경색국면에서는 독재자 한 사람의 오판이나 실수, 광기에 의해 언제든 쉽게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더욱이 김정은은 무모하고 모험적이며,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지도자는 쉽게 도발을 결정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한미 양국의 공동대응은 시의적절한 조치이기도 하다. 북한이 이 계획에 격렬히 반발하는 것은 그만큼 한미 연합전력이 두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북한의 전쟁위협으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의 정세가 한미군사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한 단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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