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악~~~아악~~! 너무 아파 살려줘~~!!”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국군의무학교 세이브센터 1층 전장환경실습장에서 부상병들의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실감나게 조성된 실습장에는 인체 시뮬레이터와 가상환자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거나 피를 흘리며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귀를 찢는 듯한 총소리와 포성 소리도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한 팀을 이룬 군의관과 의무병들은 부상병을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긴박하게 뛰어다녔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 의무병들은 군의관의 지시에 집중하며 환자를 위급한 정도에 따라 분류한 뒤 신속하게 대응했다.
심폐소생술과 지혈, 파편 제거 등을 하며 사경을 헤매는 전우를 살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군의관·의무병 구성 10분 안에 모든 ‘응급처치’ 완료 육군21·22·51사단·해병대1사단 최우수팀 수상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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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군의무사령부가 개최한 ‘2013년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에 출전한 군의관과 장병들이 부여된 응급상황에 맞춰 응급처치를 하며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 국방일보 | ||
▶실전 같은 경연…응급처치 능력 극대화
전군 최고의 재난응급처치팀을 가리기 위한 ‘2013년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국군의무학교에서 진행됐다. 경연은 매번 실전과 같이 강도 높게 진행됐지만 30일은 더욱 특별했다.
바로 경연대회의 하이라이트(?)인 ‘팀 단위 응급처치 상황극복’ 평가가 있는 날이기 때문.
평가는 실제 전장과 같은 구조물과 전장효과음이 방송되는 ‘전장 환경 실습장’에서 이뤄져 현실성을 더했다.
또 호흡ㆍ출혈 등이 실제 환자와 동일한 반응을 보이는 인체 시뮬레이터(5개)와 가상환자(2명)가 대량 환자로 발생한 상황을 부여해 응급상황을 극대화 했다.
부여된 상황 또한 구체적이었다. 탄약창에서 고폭탄을 수령해 운반하던 중 원인 미상으로 폭탄이 폭발한 상황. 정확한 피해 규모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화상ㆍ탈장ㆍ사지 절단 등 다량의 사상자가 발생한 긴급한 상황이었다.
한 팀으로 구성된 6명의 군의관과 의무병들은 ‘응급처치팀’으로 즉시 상황에 투입돼 팀장인 군의관의 명령하달을 시작으로 10분 안에 모든 응급처치를 완료해야 했다. 시간 제한은 부상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한 것. 참가자들은 우선 환자의 부상 정도를 파악한 후 각 환자에 대한 중증도 분류작업을 했다.
이어 우선순위에 의한 환자 응급처치를 하고 이에 따른 응급처치표도 작성했다.
특히 평가에 참가한 모의환자 중 1명은 전투피로증으로 인해 흥분된 연합군으로 묘사, 응급처치팀을 따라다니며 자신을 먼저 살려 달라고 고함을 지르고 팀활동에 혼란을 주는 등 실제 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복합적이고 난해한 상황을 만들어 대처능력을 평가했다.
경연에 참가한 육군25사단 이현성(대위) 군의관은 “전장 환경은 물론 시뮬레이터에 의한 실감나는 상황묘사로 전장 상황에 맞는 응급처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며 “실전 같은 경연에 평가라는 생각도 잊은채 전우를 살려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전군 최고 재난응급처치팀 가린다
국군의무사령부가 주관하고 국방부가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육·해·공군 사단급 의무부대와 전투부대 등에서 예선을 통해 선별된 18개 우수팀이 참가했다.
평가는 3일간 필기·실기·단체평가로 나눠 진행됐으며, 응급처치·환자간호·야전 종합 상황조치 능력평가를 통해 의료지식과 기본적인 조치능력, 팀워크 등을 확인했다.
의무사는 전군을 대표하는 부대가 참여한 대회인 만큼 측정의 정확성을 높이고 공정성을 보장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측정과목을 세분화한 것은 물론이고 최첨단 컴퓨터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평가도 병행했다.
그 결과 육군21사단 의무대대(상비사단 의무부대)와 22사단 55연대(상비사단 전투부대), 51사단 의무근무대(향토·동원사단 의무부대), 해병대1사단(향토·동원사단 전투부대)이 최우수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황일웅(준장) 육군본부 의무처장은 “육·해·공군 전 부대가 참여한 이번 대회를 통해 장병들은 전우의 생명을 내가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은 물론 실전적 응급처치 능력도 갖게 됐다”며 “복귀 후에는 다른 전우들에게 응급처치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데 앞장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연대회에서 상비사단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육군21·22사단 팀은 국방부장관 상장과 함께 상금 100만 원을, 향토·동원사단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육군51사단과 해병대1사단 팀은 국방부 장관 상장과 함께 상금 50만 원을, 우수팀인 7사단 의무근무대와 3사단 전차대대팀은 의무사령관 상장과 상금 50만 원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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