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단결은 지휘관에 대한 깊은 신뢰와 뜨거운 전우애가 있을 때 이뤄지며,
이러한 지휘관에 대한 신뢰와전우가 같이 있다는 믿음이 전투에도 자신 있게
나아가게 하는 것이요. 전우애가 강물처럼 흐르는 병영을 만들고 지휘관들이
진실로 부하를 잘 돌보는 노력을 기울이되 군대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일은
단호하고 엄정하게 다스려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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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관빈 (예)육군중장 ⓒ 국방일보 | ||
사랑하는 국군 장병 여러분!
그대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휴전선과 바다와 하늘을 철통같이 지켜준 덕분에 어젯밤도 단잠을 이루었소. 고맙소, 정말 고맙소. 국군 장병의 노고가 어디 어젯밤 하루뿐이겠소? 6·25전쟁 시는 13만5000명의 국군이 기꺼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했고, 휴전 후에도 5000명의 국군이 희생됨으로써 북한군의 끊임없는 도발을 막아냈으며, 최근에도 수십 명의 해군 장병들이 기꺼이 한 몸을 던져 NLL을 사수하지 않았소? 또 태풍이 휩쓸고, 폭우와 폭설이 쏟아진 재난현장에는 어김없이 장병들이 나타나 구슬땀으로 국민들의 상처를 씻어주지 않았소? 그래서 자랑스러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고, 국민들은 국군 장병들만 보면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게 아니겠소? 고맙소, 정말 고맙소. 그대들의 노고를 어찌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있겠소?
사랑하는 국군 장병 여러분!
그런데 요즈음 우리 군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아졌소. 총기난사사고다, 폭행사고다, 성추행사고다 하며 군대의 잘못된 모습이 연일 매스컴을 타면서 우리 군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걱정이 커졌소.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소. 그러나 나는 확신하오. 우리 군은 분명 이러한 잘못을 확실하게 바로잡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자랑스러운 본래의 모습으로 금방 돌아오리라는 것을 말이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았고 앞으로도 오직 우리 군과 나라가 잘되기만을 바라는 예비역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군의 이러한 노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고언을 드리려 하오.
첫째, 무릇 군대에서 일어나는 많은 잘못은 근본적으로 전쟁을 잊어버리는 데서 발생한다고 생각하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있는 조직이요.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한 군대가 될 때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이요. 강한 군대는 훈련이 잘되고, 장교들의 용병 능력과 리더십이 훌륭하며, 군기가 엄정한 가운데 굳게 단결할 때 만들어질 수 있소. 특히 전사를 보더라도 군기가 흐트러지고 단결되지 못한 군대가 승리한 사례는 한 번도 없소. 반대로 최근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는 영화 ‘명량’에서도 보듯이 모든 것이 부족해도 지휘관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똘똘 뭉친 군대가 승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소. 굳은 단결은 지휘관에 대한 깊은 신뢰와 뜨거운 전우애가 있을 때 이뤄지며, 이러한 지휘관에 대한 신뢰와 전우가 같이 있다는 믿음이 전투에도 자신 있게 나아가게 하는 것이요. 전쟁터에서 병사들을 가장 용감하게 만드는 것은 자기의 전우를 죽게 만든 적에 대한 분노라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확실히 나와 있소. 그래서 전쟁을 제대로 생각하는 군대는 전우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알며, 전우애가 넘치는 병영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요.
전우애가 무엇이오? 고락은 물론 죽음까지도 같이하는 게 전우애 아니요? 전쟁터에서 총을 맞고 쓰러졌을 때 그 상처를 감싸주는 사람이 누구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요? 사랑하는 애인이요? 함께 자란 친구요? 다 아니요. 바로 옆에 있는 전우요. 전우가 내 상처를 감싸주고 나를 사지에서 구해주는 것이요. 때로는 전우의 품에 안겨 최후를 맞을 수도 있소. 그게 전우요. 그런데 전우 간에 서로 욕하고, 때리고, 괴롭히고, 따돌리고, 미워하는 그런 병영이라면 그런 병영에서 어떻게 전우애가 생길 수 있으며, 전우애가 없는데 어떻게 단결이 되겠으며, 단결되지 않는데 어떻게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소? 전쟁을 잊어버리면 안 되오. 우리 병사들에게 전쟁의 실상을 잘 가르치고, 그래서 전우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깨우쳐 줘야 하오. 병영문화는 이러한 전우애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오. 전우들 간에 서로 감시하고 경계하는 사이를 만들어서는 안 되오. 서로가 아끼고 의지하고 도와주는 관계가 되도록 만들어야 하오. 그래서 전우애가 강물처럼 흐르는 병영이 되어야 하오. 그래야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도 전우도 지킬 수 있는 것이요.
둘째는 군의 리더인 장교들이 진실로 부하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정성껏 돌보는 것이요. 손자가 전쟁을 할 때는 어느 나라의 장수들이 더 훌륭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한 것은 군대의 모든 성패는 결국 장교들의 책임임을 일깨워 주는 말이요. 부하들을 잘 돌보는 책임도 궁극적으로는 장교들에게 있소. 특히 장교가 지휘관의 임무를 맡게 되면 양쪽 어깨에 견장을 차게 되오. 이는 지휘관의 막중한 책임을 항시 잊지 말라는 가시적인 표식이요. 나는 지휘관을 할 때 이 두 개의 견장이 하나는 임무를 완수하는 책임이고 다른 하나는 나에게 맡겨진 부하를 돌보는 책임이라고 생각했었소. 지휘관이 부하를 잘 돌봐야 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오. 지휘관은 기본적으로 그 부대에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에 자칫 임무가 늘 우선이고 부하는 그다음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소. 그런데 그 임무를 누가 수행하는지를 보시오. GOP 경계임무를 받은 중대장·대대장이 직접 총 들고 경계를 서는 것은 아니요. 총을 들고 직접 경계를 서는 것은 병사들이요. 그들이 한눈팔지 않고 야무지게 근무를 설 때 중대장·대대장에게 맡겨진 경계임무가 완수되는 것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병사들이 한눈팔지 않고 야무지게 경계근무를 설 수 있겠소? 근본적인 대책은 지휘관이 진실로 부하를 잘 돌보는 것이요. 오기 장군이 부하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 준 것과 같이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인정해 주고 그들을 진실로 사랑하고 잘 보살펴 줄 때 부하들은 지휘관과 한마음이 돼 충성과 책임을 다하고 상관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게 되는 것이요. 또 하나의 이유는 부하들이 국방의 주체인 동시에 국방의 대상인 소중한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이요.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인데 국민의 귀한 아들딸을 잘 돌보는 것은 그 자체가 국방의 본령인 것이요. 그래서 전투임무가 아닌 이유로 부하들이 생명을 잃지 않도록 하고, 그들의 기본적인 인권이 소홀히 다뤄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오. 아직도 군대의 여건은 참으로 열악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요. 언제 적이 도발할지 모르는 엄중한 전투임무에 대비하면서 병사들을 잘 돌봐야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나 국민들이 군에 자식을 보낼 때는 지휘관들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것이니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을 늘 새기며 부하들을 정성껏 돌봐야 하오. 부하의 생명과 인권을 지켜주는 것은 나라를 지키는 것만큼 소중한 또 하나의 사명임을 늘 잊지 말아야 하오.
셋째는 군기가 엄정하며 당당한 군대를 만드는 것이요. 전우애가 강물처럼 흐르는 병영을 만들고 지휘관들이 진실로 부하를 잘 돌보는 노력을 기울이되 군대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일은 단호하고 엄정하게 다스려야 하오. 군대는 단순히 사람을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요. 군대의 기본임무는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요. 부하와 백성을 자식처럼 아꼈던 이순신 장군도 군령을 어기고 전쟁에 저해되는 자는 엄하게 다스렸듯이 군기를 흐트러뜨리거나 전쟁에 저해되는 요소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하오. 그리고 군대는 당당해야 하오. 잘못은 겸허히 반성하고 철저히 고치면 되는 것이요. 누가 뭐래도 군인처럼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내어 놓고 헌신하는 조직은 없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군으로서 위풍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수행에 매진해 주기 바라오.
국군 장병 여러분의 무운과 건승을 두 손 모아 빌겠소. 국군 장병 파이팅! 여러분 사랑합니다!
국군을 사랑하는 임관빈 중장(예)으로부터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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