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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미군 42명, 민간인 5천명 총살돼, 어린아이 등에 업은 여자들도 상당수
천주교 성당 지하실과 뜰에 만들어진 6개 구덩이서 시체 수백구, 구덩이에 던져져 총살된 뒤 흙으로 덮어.
유엔 총회는 6.25 정전협정 체결 후 불과 5개월만인 1953년 12월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이 유엔군 포로들과 한국 민간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각종 '만행들'(atrocities)을 규탄하는 결의안(A/804(VIII))을 채택했다고 유엔본부 '다그 함마슐드 도서관'(Dag Hammarskjold Library) 소장 문건이 밝혔다.
<1950년 12월1일 끊어진 다리 옆으로 임시 설치된 부교를 통해 피난민들이 한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유엔>
북한군 및 중공군 규탄 결의안이 포함된 함마슐드 문건은 "1950년 11월26일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로드지 주니어 대사가 '광범위하고 조심스럽게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만 명에 달하는 유엔군과 한국 민간인들이 북한 또는 중공군에 붙잡힌 뒤 구타, 고의적인 굶주림, 잔혹한 살인(cold-blooded murder), 신체절단과 고문으로 피살된 사실이 이제야 확인됐다'고 보고했다"며 "'이들 만행의 규모와 성격은 유엔 총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라도 제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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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들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사체>
로저 P. 키스 미 국방부 차관(1950년 11월23일)-로버트 머피 미 국무부 차관 대행(같은달 24일)이 로드니 주니어 미 유엔 대사에게 전달, 주니어 대사가 유엔 총회에 제출한 이 보고서는 6.25 당시 북한 인민군(North Korean Army), 북한 정치보위부(North Korean Political Security Police)와 중공군(Chinese Communist Forces)이 유엔군과 한국 민간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것으로 조사, 확인된 총 1,615건의 만행 가운데 8개 사례에 불과하다.
키스 미 국방부 차관은 이와 관련, '선별된 사건들은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로 모든 사건들의 파일은 분량이 너무도 방대해 미국 유엔 대표부가 제출하기에는 비현실적'이라며 '이들 8개 사건 파일은 미 국방부에 보관돼 있고 만행의 실체를 추가 입증하는데 필요한 나머지 사건 파일들은 한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키스 미 국방부 차관은 또 '이들 만행은 유엔군 포로들과 한국 민간인들을 상대로 저질러졌다'며 '상당수의 만행은 유엔군이 진격할 때 이뤄진 것으로, 공산당에 잡혀있던 유엔군 포로들과 민간인들은 구출되기 전에 피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키스 차관은 이어 '포로들은 전쟁 규정이나 관례, 그리고 가장 기본적 대우가 완벽하게 무시된 상태에서 잔인하게 총살됐고, 수용소 건물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불에 타거나 매를 맞아 죽었다'며 '또 다른 증거는 공산당들이 고의적으로 포로들을 없애버리기 위해 혹한, 굶주림, 전염병, 치료 받지 못한 상처, 극도로 허기진 상태에서 쉽게 죽어가게 하는 살인적 강제행군을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키스 차관은 이외에도 '마지막으로 후방의 포로집결소, 고정 또는 임시 포로수용소와 그곳들 사이의 행군 과정에서도 만행들이 저질러졌다'며 '공산당들은 포로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고, 공산당 선전선동을 지원토록 하고, 수용소에서 다른 포로들에 대한 밀고자로 만들기 위해 포로들을 굶기고, 치료를 거부하고, 구타하고, 대놓고 총살을 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키스 차관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조사한 사건 파일에는 총 2만9,815명에 달하는 만행 피해자 관련 증거가 담겨있으며 그 중 1만1,622명이 유엔군, 1만7,354명 민간인, 839명이 신원불명자이다.
유엔총회에서 회원국들에 회람된 8개 만행 사건 조사결과 보고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파일은 사건번호 28A로 1950년 9월26, 27일 대전에서 발생했다.
파일은 피해자를 국군과 민간인들 1,000~5,000명, 미군 42명으로 기록했으며 가해자를 '당시 대전을 점령하고 있던 북한의 보위부(North Korean Internal Security (Police) Agency) 소속 요원 전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시 학살에 직접 가담한 인민군 포로들과 학살의 유일한 생존자인 미군 하사, 학살에서 살아남은 한국 민간인, 유엔군이 대전을 되찾은 뒤 살해된 미군 시체들을 첫 발견한 미군 장교의 진술 내용 등이 담겨있는 이 파일은 미군과 국군, 한국 경찰과 민간인들에게 가해진 만행을 시간대로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파일은 '유엔군이 대전으로 진격할 때인 1950년 9월26, 27일 그 도시는 대량학살 현장이 되었다. 한국 민간인 정치범과 유엔군들이 포함된 많은 수감자들이 북한 경찰에 의해 처형됐다. 피해자들 중에는 미군 4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틀 사이에 대전에서는 최고 5,000명에 달하는 한국 민간인들이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피해자들 중에는 많은 여성들이 포함돼 있었고 그들 중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있던 사례들도 발견됐다. 일부 포로들은 살해되기 전에 고문을 당하거나 구타된 흔적이 남아있었다. 천주교 성당 지하실과 뜰에서 수백구의 시체도 나왔다. 각각 30피트 넓이의 6개 구덩이에서 피해자들의 시체가 드러났다. 성당은 이전에 북한인들이 한국 민간인들을 취조하는 장소로 사용됐었다. 모든 미군과 국군들은 형무소에 수감돼있었다. 그들은 1950년 9월27일 이른 아침에 그곳에서 손이 묶인 채 뜰로 끌려 나가 담 벽을 따라 파여진 구덩이에 던져져 총살된 뒤 흙으로 덮여졌다.
대전 형무소 뒤 언덕과 연경강(Yongoyong River) 강가에서 여러 시체가 발견됐다.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시체는 총상 이외에도 신체절단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며 6.25 당시 인민군과 중공군이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의 끔찍함을 유엔 회원국들에게 고발했다.
<uskoreanews.com 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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