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장마가 끝나고 난 후 전국 각지는 약 20여일에 걸친 폭염으로 사람들 뇌세포마저 타들어가버릴 지경이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작년 대비 2배나 증가했다는 소식은 이번 여름의 폭염은 광우병 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 증명 되었다.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만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었다. 각 강들도 폭염을 즐기는 녹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녹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근심하고 있는 이때에 천안함 음모론을 보듯이 편향된 자료와 논리를 들먹이며 4대강 사업 때문에 녹조가 발생했다며 또 다시 정치대립으로 끌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4대강 반대론자들은 4대강에 보를 설치하여 강물 유속이 느려서 물이 썩게 되고 녹조가 발생하였으니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하지도 않은 울산의 태화강이나 보가 설치되지 않은 북한강에도 녹조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강에 범란 하는 녹조는 자연재해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4대강 만을 외쳐서는 어떠한 것들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녹조도 생명체의 한 부분이다. 적당한 온도와 다량의 수분,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햇볕만 있으면 급격히 번식한다. 화장실에서 비누로 손을 씻어 세균을 줄였다 하더라도 손을 말리기 위해 온풍기의 따뜻한 바람을 쐬기만 해도 손에 살아남은 박테리아나 각종 미생물들은 급격히 번식을 하게 된다. 손에 묻은 수분과 따뜻한 바람이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녹조현상은 그 무엇보다 녹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젖은 손을 온풍기에 집어넣은 것처럼 녹조가 번식할 수밖에 없는 요건들이 갖춰졌다. “물+온도+햇볕”은 녹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의 말대로 4대강에 설체한 보 때문에 녹조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강물이 느려졌다는 것 외에 어떠한 해명도 속 시원하게 해 주질 못한다. 녹조의 발생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강수량과 일조량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아래의 도표 자료는 올해 7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의 강수량과 지난 20년간의 평균 강수량을 비교 분석한 표이다. 서울을 비롯하여 4대강이 지나는 주요 도시들과 보는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녹조가 발생한 태화강의 울산 기상 자료까지 포함 되어 있다. 7월 1일부터 10일 단위로 강수량이 표시 되어 있는데 장마가 끝난 7월 20일부터 녹조가 대량으로 발생한 현재까지의 강수량을 살펴보자. 그나마 비가 많이 온 서울만 하더라도 20여 일 동안 35.9mm의 비만 왔을 뿐이다. 같은 기간의 평균 강수량인 330.9mm와 비교하면 가뭄이 극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의 강수량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4대강 사업도 안한 울산의 올해 강수량은 ‘0’로 측정 되었다. 단 한 방울의 비도 안 왔다는 것이다.
녹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강수량뿐만 아니라 일조량도 같이 살펴봐야 하지만 비가 안 왔다는 것은 그 만큼 일조량도 상승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며 일조량 증가는 수온의 증가로 뒤 따른다. 이러한 기후 환경에서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것이며, 플랑크톤도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이라는 것만 남게 될 것이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울산의 사연댐에서 녹조현상이 일어나 많은 주민들이 수돗물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하여 상수도본부가 관련 사실을 조사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의 녹조 현상도 25년 동안 평균 강수량 424mm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5mm의 강수량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07.05. 한겨레보도)
녹조에 대한 대응책은 과학기술이 해결 해 줄 것이다. 인간은 그렇게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기술을 발전 시켜 왔다. 녹조가 무섭다고 해서 4대강 사업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올해 보다 가뭄이 더 길고, 기온도 더 더울 수도 있을 것이다. 녹조 문제는 어제 오늘이 아니라 내년에도 계속 겪어야 할 대상인 것이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과학기술로 풀어나가야지 지금처럼 정쟁만이 지속 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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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 shlee@blue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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