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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비교를 통한 불법폭력시위 문제의 개선방안 ① 집회의 자유와 그 역사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 바른사회시민회의
  • 승인 2015.11.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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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개최한 정부 규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도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선진국 비교를 통한 불법폭력시위 문제의 개선방안
김 상 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Ⅰ. 들어가는 말1)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의 도심지는 과격·폭력시위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수십 대의 경찰버스가 쇠파이프에 파손되고 일부는 밧줄에 묶여 이리저리 끌려가는 등 혼란의 도가니였고,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하였다. 대규모의 집회가 열리고 시위가 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폭력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집회를 통제하던 구시대의 기억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집회나 시위에는 법질서를 도외시하고 참가자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촉력시위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경찰의 과잉진압과 불법폭력시위를 가지고 논란이 뜨겁다. 집회와 시위가 표현의 한 방법으로 표현의 자유에 속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에 있어서 중요한 기본권이란 점에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아마 그런 점에 근거하여 경찰의 과잉진압을 문제삼는 입장에서는 시위가 폭력화한 것이 공권력의 대응 때문이라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불법폭력시위를 문제삼는 주장에는 어떤 기본권도 공공질서의 유지를 위해서는 제한할 수 있고, 시위를 허용하지 않은 곳까지 힘으로 돌파하여 시위를 하겠다는 것은 엄연히 위법이기 때문에 막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시위의 문제는 쇠파이프 등 흉기를 동원한 폭력성에 있는 것이고, 폭력시위에 대응한 공권력의 과잉문제는 차후의 문제이다. 공권력이 시위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위법이 있다면 공무를 집행한 자에게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물으면 된다. 이번시위에서 발생한 문제는 경찰버스를 쇠파이프로 부수고 도심지를 무법천지로 만든 위법행위이다. 소위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기생하면서 공권력의 행사를 부정하고 폭력을 휘두른 시위자에 대한 법적 책임의 문제가 이번 사건에서 핵심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과격하고 폭력적인 집회나 시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방안을 고려해야 하고, 평화로운 시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고심해야 한다.

집회나 시위는 민주주의의 발전과정에서 국민들의 참여를 현실화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 기본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모이면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모습은 다른 국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처럼 쇠파이프와 각목을 들고 경찰을 공격하거나 경찰버스 등을 파손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평화로운 집회나 시위만 보장하기 때문에 폭력시위는 그들의 주장을 불법화할 뿐만 아니라 명분도 상실하고 법질서만 위반한 범법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지만 법률로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이다. 2009년 미국의 하원의원들이 불법시위로 체포되고 벌금이 부과되는 것을 언론이 보도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법치국가에서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법을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이를 대단하게 보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법의식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나 독일과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집회의 자유를 헌법에서 보장하면서 집회와 시위문화가 형성하였기 때문에 우리와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그들은 시민사회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집회와 시위법을 규정하였고, 법적용과 집행에서도 엄정하게 함으로써 성숙된 집회문화를 구축해 오고 있다. 미국과 독일의 예를 보면서 선진집회시위문화의 구축을 위하여 참고해야 할 것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본다.
Ⅱ. 집회의 자유와 그 역사

1. 집회의 자유의 역사와 입법례2)
(1) 외국의 경우

신분계급이 사회를 지배하였던 중세에는 집회의 자유를 인간의 권리라고 생각조차 할수 없었다. 인간에 대한 권리의식이 싹트면서 문서화되기 시작하였던 12·3세기에 집회의 자유는 없었다. 인류사회에서 시민계급의 등장과 함께 봉건제도가 서서히 붕괴되고 시민사회로 가면서 대륙보다는 18세기 영국에서 불문법적 권리로 집회의 자유가 인정되기 시작하였다. 의회의 청원을 목적으로 개최하던 공공집회는 국민의 권리로 자리 잡았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미국은 1776년 독립선언과 함께 개별 주는 헌법을 제정하여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시작하였다. 1776년 북 캐롤리나 주 헌법 제18조에 처음으로 집회의 자유가 규정된 후 매사추세츠 주 헌법 제19조, 펜실베니아 주 헌법 제16조 등에서 집회의 자유를 규정하여, 공익과 관련되어 정부에 청원이나 이의제기를 위한 집회를 보장하였다.
1791년 연방의 권리장전(수정헌법)이 제정되면서 집회의 자유는 제1조에서 표현의 자유와 신문의 자유 및 청원권과 함께 규정되었다.3) 이 규정은 후에 연방 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에 의하여 각 주에도 적용되었다.
영미와 달리 대륙은 1789년 프랑스에서 시민혁명이 발발하기까지 절대 군주의 통치 하에 인권투쟁의 역사는 미미하였다. 그러다가 프랑스에서 발발한 시민혁명은 봉건적 군주체제 하에 있던 모든 사회체제를 변화시켰다. 프랑스는 시민혁명에서 인권선언을 하면서 집회의 자유를 포함하지 않았으나 법률로 규정하여 보장하였다. 그 후 집회의 자유는 1791년 헌법에서 명문화되었고, 1793년 헌법에서는 의사표현의 자유와 나란히 규정되었다.
프랑스와 달리 독일은 근대 시민혁명이 실패로 돌아갔고, 그 결과 1849년의 프랑크푸르트헌법은 제정되었음에도 발효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렇지만 동 헌법 제161조에는 집회의 자유가 규정되어 있었고, 1850년 프로이센헌법은 이에 영향을 받아 제29조에 집회의 자유를 규정하였다. 이 이후 1871년 소위 비스마르크 헌법이라 불리는 독일제국헌법에는 기본권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집회의 자유가 규정되지 않았고, 1919년 바이마르헌법에 와서야 제123조에 집회의 자유에 관한 명문규정을 두었으며, 1949년 기본법에서는 제8조에 규정을 되면서 무기를 소지 않은 평화적 집회만 보장한다고 명시하였다.
세계적으로 보면 집회의 자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인간의 보편적 기본권으로 세계 각 국의 헌법에 명문화되었다. 1948년 국제연합의 인권선언은 제20조에 결사의 자유와 함께 규정되었다. 그 후 1950년 유럽인권협약은 제11조에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였고, 1966년의 국제인권규약(B규약)은 제21조에 집회의 자유를 규정하여 보장하고 있다.
1990년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인권 B규약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조건 없이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 공공의 질서와 공중보건 및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게 하여 평화적인 집회의 자유만 보장하고 있다.
(2) 우리나라 헌법에 있어서 집회의 자유
우리나라는 1948년 건국헌법 이래 집회의 자유는 언론·출판·결사의 자유와 함께 규정되어 있다. 건국헌법 제13조는 집회의 자유를 명문화하면서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은 제13조에 집회의 자유를 규정하였고, 제28조 제2항 단서를 통하여 집회의 허가제를 금지하였다.
1962년 개정된 제3공화국 헌법은 제18조에 집회의 자유를 두었는데, 동 조 제1항에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제2항에는 집회의 허가제금지를, 그리고 제4항에는 옥외집회에 대한 시간과 장소적 규제에 대한 법률주의를 규정하였다. 그런데 1972년 유신헌법에서는 제18조에 집회의 자유를 규정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집시법을 통하여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는 무의미해졌다. 이런 상황은 1980년 개정된 제5공화국 헌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집회의 자유는 1987년 제9차 개정헌법에 와서 헌법적 보장의 의미가 되살아났다. 현행 헌법은 제21조 제1항에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제2항에서는 집회의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으며,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의 안전보장, 사회질서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집회의 자유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법률의 제정은 위헌이다.
2. 집회의 자유의 개관

(1) 집회의 개념
집회의 자유는 현대국가에서 국민의 중요한 표현의 자유의 하나이며,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헌법은 시위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고 집회만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집회란 공동의 목적을 가진 다수인이 자발적으로 일시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4)
현행 실정법에서는 집회에 관한 정의규정은 없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는 제2조 제2호에 시위에 관해서만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시위란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 광장, 공원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표현에서 따라 집회의 개념을 정의하자면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집회의 개념에는 다수인의 모임이란 양적 요소와 공동의 목적이란 질적 요소 등의 기준들이 충족되어야 한다.5)
집회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수인이 공동의 목적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 간에 내부적 연대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문제인데, 이에는 세 가지 견해가 있다. 우선 첫 번째 견해로는 공동의 의사형성과의사표현이 정치적 목적을 가진 공적인 의사(offentliche Angelegenheit)이어야만 인정된다는 것이다.6) 그 다음 두 번째는 공동의 의사형성과 표현이 공적인 사항뿐만 아니라 사적인 경우라도 가능하다고 본다.7) 세 번째는 어떤 의사형성이나 표현을 위한 공동의 목적이 없다하더라도 함께 하려는 공동의 목적만 있다면 집회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8) 이런
견해들을 정리해서 보자면 집회란 단순히 모인 자들이 각 자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만으로 볼 수는 없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내적 연대감과 이를 표명하는 정도까지 도달해야 한다.9) 왜냐하면 헌법은 언론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구분하고 있는데, 각 자의 의사표현은 언론의 자유에서 보장받기 때문이다.
(2) 집회의 자유의 제한과 그 한계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개인의 인격발현과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집회의 자유에 대한 결정에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집단적인 형태로서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민주국가에 있어서 국민의 정치적·사회적 의사형성과정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민주정치의 실현에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하였다.10) 집회의 자유는 집회를 개최하거나 참가, 진행할 자유인 적극적 자유와 집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참가하지 않을 자유인 소극적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한다.11)
우리 헌법은 제37조 제2항을 통하여 어떤 기본권도 일단 국가의 안전보장과 사회질서 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음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에 집회의 자유도 법률로 제한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1960년 이후 ‘집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였고, 동 법률은 1962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법률’이 제정되면서 대체되었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집회의 자유를 법률로 제한할 수 있지만, 그 제한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른다. 즉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그리고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집회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으며, 본질을 침해해서는 안 되는 한계가 있다. 또한 헌법 제21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사전허가제는 금지되기 때문에 개별 법률에 의하여 허가제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금지된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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