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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조차 못 받는 이재오와 정몽준의 자해(自害)
  • 윤창중의 칼럼세상
  • 승인 2012.08.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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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칼럼세상>


동정조차 못 받는 이재오와 정몽준의 자해(自害)

정치인이 몰락의 길에 접어든다 해도 국민의 마음 한 구석에 짠한 동정심(同情心)을 남길 수만 있다면 바로 그게 재기의 발판이 된다.
최근만 해도 김무성의 케이스가 있다. 박근혜를 떠났던 김무성이 공천에서 탈락한 건 누가 봐도 친박계의 정치 보복, 그러나 김무성은 “제주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하는 세력에게 다음 정권을 맡길 수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치는 그야말로 대의명분(大義名分)! 그 대의명분 앞에서 전사해야 동정심이 나온다.
어차피 박근혜를 꺾을 수 없다면 공천 탈락했다 해서 느닷없이 당내 민주주의니 사당화니 뭐니 구질구질하게 떼쓰지 말고 일단 순응함으로써 국민에게 동정심이라도 얻는 것. 김무성은 노련했다. 박근혜가 김무성의 거취 문제에 대해 김무성 본인보다 더 큰 부담을 안게 만들어 버리고, 자신은 국민들이 김무성 좀 안된 것 아니야? 하고 동정하게 만든 것.
김무성이 백의종군을 선언함으로써 새누리당에서 친이계가 뛰쳐나가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은 과정과 배경에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그게 뭐냐 하면, 총선 전에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요절낼 신당을 창당한다는 시나리오. 국민신당의 박세일, 김무성 김덕룡을 비롯한 YS계열, 여기에 정몽준 이재오를 모두 엮고, 과거 동교동계까지 참여시켜 ‘민주 대연합’ 성격의 신당-더 정확히 말하면 박근혜가 대통령 되는 꼴 보고 싶지 않은 세력들이 모두 모여 창당하자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친박계는 박근혜를 빼고 이런 낌새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김무성이 공천에서 탈락하게 된 것이고, 친박계는 여세를 몰아 이재오 정몽준까지 공천 탈락시키려했던 것이고, 이를 막은 게 박근혜.
이 과정에서 김무성이 탈당했더라면 새누리당은 크게 무너졌을 것-그러나 김무성이 전격적으로 정권재창출을 명분으로 잔류 선언을 치고 나오자 모든 시나리오가 물거품 되면서 정몽준, 이재오는 어정쩡하게 총선에 참여해 간신히 당선. 이런 사정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는 박근혜는 정몽준, 이재오가 대선 후보 출마 선언하면서 경선 룰부터 고치지 않으면 경선 불참하고, 탈당까지 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그러면 그렇지”하고 손해 좀 보더라도 끝까지 버텨야겠다고 결심했던 것 같다.
정몽준, 이재오는 한마디로 배짱에서, 스케일에서 박근혜한테 계속 밀리고 있는 것. 정몽준 이재오가 총선이 끝난 뒤에야 이처럼 거세게 당내 민주주의니 사당화니 독재니 하고 큰 소리 칠 것 같았으면 총선 때 공천 과정에서 박근혜에게 대들며 아예 공천장 쓰레기통에 내던지고 탈당하든지, 뭔가 겁이 나게 행동으로 보여줘야 했던 것.
그런 큰 행동도 못하고 어물어물 총선에 참가해 금배지 따려고 안간힘 쓰다가 당선되니 뒤늦게 민주주의고 뭐고 투덜투덜. 물에 빠진 사람 건져내니 그야말로 보따리 달라고. 이게 어떻게 화끈한 남자의 정치로 보여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박근혜가 너무하는 것 아냐? 하는 애잔한 동정심이 물결처럼 일어날 것인가!
정몽준과 이재오가 어제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 불참을 선언했지만, 동정심은커녕 어이구, 이젠 저들이 투정 부리는 소리라도 듣지 않게 됐으니 일단 시원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국민이 압도적일 것.
정몽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정당 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고 있다”고 하다가 탈당 여부에 대해선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독재 미화 운운할 만큼 간이 크다면 아예 탈당하고 나가버리든지!
이재오는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도울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그때 가서 보겠다”고? 이재오가 새누리당 대선후보 돕겠다고 전국 돌아다니면 오히려 우수수 표 떨어지는 걸 여태 모르고 있어?
경선 룰 고치자고 주장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자’ ‘일본장교 출신’ ‘남로당 출신’이라고, 무슨 대단히 귀중한 역사적 사료라도 찾아낸 것처럼 야당 대선 주자들보다 더 험악하게 공격했던 정몽준과 이재오가 똑같은 입으로 박근혜든 누구든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정체성을 그렇게 부정해 놓고서? 이런 자기모순도!
이들이 경선에 참여한다 해도 또 전국 돌아다니면 박정희를 향해 욕해댈 것인데, 차라리 이들이 불참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위안해본다.
그러나 분명히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돼야 하는 건 만약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에 실패해 종북좌파 정권이 생긴다면 그 책임의 ‘뿌리’가 정몽준과 이재오의 경선 불참부터 내리기 시작했다는 엄연한 사실! 새누리당에 들어가 당대표하고, 국회의원하고, 장관하며 떵떵거리며 살았던 이들이 새누리당이라는 자신의 ‘둥지’를 향해 소금 뿌리며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듯 한 모습들-한편으로는 인간적으로 측은하기까지 하다. 기대하지도 않은 정치인들이지만 어떻게 저렇게 망가지나!
경기도지사 김문수? 경선에 참여해야 할지 불참해야 할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경선 불참이 누구를 위한 자해(自害)인지!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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