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남침전쟁, 돌아오지 못한 장병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김일성은 한반도 적화야욕을 품은 남침을 자행한다. 자유대한을 지키기 위해 국군과 미군, 유엔군을 포함해 17개국의 군인과 민간인 474,000명 이상이 사상자를 냈다. 조국을 위해,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기 위해 집을 나섰던 이들 중 13만 명은 결국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름모를 산야에, 격전지의 한복판에서 이들은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디찬 전장터의 땅속에서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유해발굴단) 에서는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한 순국선열의 유해를 찾아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일을 담당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
유해발굴단에서는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 는 사명감으로 유해발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미국의 유해발굴단인 JPAC(JOINT POW/MIA ACCOUNTING COMMAND) 의 모토인 "Leave no man behind(한 명의 병사도 남겨두고 가지 않는다)" 와도 일맥상통한다.
발굴은 엄선된 전문 발굴요원들이 문화재 발굴 기법을 적용하여 정밀발굴(전사자 유해발굴 전문 시스템, KIATIS)하는데, 전사자의 유해가 발굴과정에서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발굴과정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 유해발굴을 통해 아군의 유해로 추정 또는 확정되면 전통방식에 따라 태극기에 싸인 오동나무 관에 입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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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 발굴기법에 의한 정밀발굴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홈페이지 | ||
이후에는 용사를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감식작업이 이루어진다. 중앙감식소에서 3차원 스캐너, 비교분광기, 치아X-RAY, 유가족과의 유전자 비교 등 법의학적 분석과 첨단 정밀감식장비를 활용해 신원을 감별한다. 이 과정은 대한민국 최첨단 기술력의 결집체다.
이를 통해 신원이 밝혀진 전사자는 유가족이 있을 경우에는 결과를 통보하여 협의를 거쳐 화장 한 뒤 국립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다. 유가족이 없을 경우 유해발굴단에서 유가족을 찾을 때 까지 보관한다.
외국군의 전사자일 경우에는 해당 군과 협의 후 유엔사 정전위를 통해 본국에 송환하며, 적군의 유해로 확인될 경우, 북한과 중국에 유엔인수의사를 타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수를 거절한다고 전해진다. 거절된 유해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적군묘지에 안장된다.
유해발굴은 시간과의 전쟁
유해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쟁 당시의 대혼란으로 남아있는 통계자료가 많지 않아 전투발생 현장을 찾기가 어렵다. 인근 주민이나 참전용사의 제보, 증언 접수로 기초자료가 수집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나마도 전쟁세대의 고령화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제보는 줄어들고 있다. “6·25를 증언해줄 참전용사와 직계가족이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유해발굴은 시간과의 전쟁입니다.” 유해발굴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용석 조사과장은 말한다.
설령 위치를 알았다고 한들 주요 격전지는 대부분 고지에 있는 경우가 많아 무거운 발굴 장비들을 들고 험한 산길을 한 시간 이상 오르내려야 현장에 도착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유해발굴감식단원들은 밝힌다.
또한 신원확인을 위한 단서가 제한되어있어 DNA 검사에 의존해야하는데, 전후 직계 유가족 감소에 따라서 전후 2~3세대의 참여가 필수사항이 때문. 반세기 이상이 흘러 국토개발에 따른 지형 변화, 전투현장의 훼손이 심화된 것또한 유해발굴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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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학령 암석지대에서 발굴된 유해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홈페이지 | ||
이젠 부끄러운 ‘망각’ 속에서 벗어나야
이러한 고충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첫 발굴이 시작된 2000년 이후로 지금까지 6,965구의 유해를 발굴해냈으나 유해발굴단측은 6.25 전쟁세대의 고령화, 토지개발로 인한 지형변화때문에 향후 5년간이 중요시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3만여 구의 국군 용사들의 유해는 아직도 깊은 땅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유해발굴단에서만 이 분들을 모시는 것이 아니다. 이젠 부끄러운 ‘망각’ 속에서 벗어나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전사자 유해수습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필요할 때다.
마지막 한 구의 용사를 모실 때 까지, 유해발굴감식단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홈페이지
http://www.withcountry.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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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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