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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여군 1만명 시대 봄날을 맞다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6.03.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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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2군수지원사령부 601수송대대 대형 차량 운전관 ‘여군 3인방’. 김미선 하사, 이승연 중사, 김지선 하사(왼쪽부터)가 자신들이 운전하는 대형 버스, 11.5톤 트럭, 유조차 앞에서 완벽한 임무수행을 다짐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정의훈 기자

오늘은 유엔이 공식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여성 지도자가 배출됐고,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여성 수장이 나오는 등 여성의 지위 향상이 이뤄졌다. 달라진 여성들의 위상만큼 여군도 기존의 보조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주력 병과에 배치되면서 ‘금녀의 벽’을 허물고 있으며, 올해 1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방부 인력정책과 고동운 중령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여군의 수는 총 9702명으로, 올해 안으로 약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각군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활약하고 있는 여군들을 소개한다.

육군 여군에겐 어려운 일’ 편견 깨고 대형 차량 운전하는 3인방


육군2군수지원사령부 601수송대대에는 ‘미녀 삼총사’라 불리는 여군 3인방이 있다. 대형 차량 운전관인 이승연(27) 중사, 김미선(23)·김지선(26) 하사가 그 주인공. 이들은 11.5톤 트럭, 대형 버스, 유조차 등 남자도 운전하기 버겁다는 대형 차량들만 다룬다. 현재 육군에서 대형 차량을 운전하는 여군은 모두 7명으로 그 가운데 3명이 한 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2월에 임관한 이승연 중사는 입대 전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하고 수송병과에 지원했다. 그는 “임관하자마자 차량반장 보직을 받았는데 여군이라는 이유로 대형 차량 운전을 시키지 않는 분위기였다”면서 “임무에 맡는 일을 꼭 해보고 싶어 부대에 대형 차량 운전을 해보겠다고 얘기해 11.5톤 트럭을 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송지원을 위해 타 부대로 향하는 길에는 가끔 창문을 내리고 쳐다보는 운전자도 비일비재하다. 한번은 관광버스에 탑승한 어머니들이 이 중사를 보며 대단하다는 의미로 박수를 쳐 줘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겼다고 전했다. 장기복무가 된다면 종합군수학교에서 운전교관이 되고 싶다는 이 중사는 “여군도 노력만 하면 대형 차량을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 여군들에게 보여줘 힘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편견을 깬 이 중사 덕분에 후배 여군들이 자대 전입 후 자연스럽게 대형차 운전을 시작하게 됐다. 45인승 대형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김미선 하사는 2013년 7월 임관했다. 제복에 반해 군에 입대한 김 하사의 가장 큰 지원자는 부모님이다. 김 하사는 “전주가 고향인데, 부모님은 동네 주민들에게 딸이 군에서 대형 버스 수송 업무를 한다고 자랑하고 다니신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운전면허를 취득해 모든 차량을 다 운전할 수 있는 유능한 수송부사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유조차를 운전하는 김지선 하사는 친구의 다른 친구가 천안함 46용사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 하사는 조국을 직접 지켜야겠다는 사명감을 안고 뒤늦게 여군의 길을 택했다. 그는 “다른 부대 장병들이 여군 혼자 유조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 멋있다’고 얘기할 때마다 대형 차량 운전관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면서 “로더, 굴삭기 등 다양한 운전면허와 정비면허를 취득해 장병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는 부사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승진(중령) 601수송대대장은 “대형 차량 운전관이라는 쉽지 않은 임무를 성실히, 완벽하게 수행하는 여군 3인방의 활약이 다른 부대원들의 임무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많은 여군이 활동범위를 더욱 넓혀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여군 최초 지휘관들 “동등한 여건서 임무 수행”

육군6사단 주현정(31) 대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여군 최초로 GOP사단 수색대대 정보과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 대위의 임무는 적의 위협을 분석하고 부대의 DMZ 작전을 계획하는 것. 적을 지척에 두고 1년 365일 DMZ 내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수색대대에서는 핵심 직책이다. 그만큼 업무도 많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며칠씩 퇴근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주 대위는 밝은 얼굴로 “앞으로 많은 여성 후배들이 남군들과 동등한 여건 속에서 당당하게 임무를 수행했으면 좋겠다”며 “완벽한 DMZ 작전에 기여하는 수색대대 정보과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육군72사단 노경희(47) 대령은 여군 최초로 지난해 6월부터 보병사단의 연대를 지휘하고 있다. 과거 여군이 육군훈련소 신병교육 연대장을 맡은 적은 있지만 사단급은 처음이다.

군 법무관 36% 여성… 헬기 조종사로 활약도


현재 육군의 여성 군법무관은 59명으로 장기복무 군법무관의 35.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어떠한 민간조직보다도 높은 여성의 비율이다. 여풍이 거센 법무병과에서는 이미 여성 장군이 병과장을 맡은 바 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 군법무관들은 특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여성신문사가 주는 미래 여성 리더상을 수상한 특수전사령부 강유미(38) 중령은 대테러 내용 관련 법률 전문가로 알려진 여군 가운데 한 명이다.

육군항공병과에도 여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항공병과에 여군이 진출한 것은 공군 조종 병과보다 무려 20년이 앞선 1981년도부터다. 항공병과에서는 여군이 이미 대령까지 진출했다. 여군 헬기 조종사 가운데 2항공여단의 장시정(37) 소령은 중대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UH-60을 조종한다.

육군39사단 정비근무대 조주연(28) 중사는 전투병과가 아닌데도 2년 연속 특급전사로 선발됐다. 조 중사는 특급전사 달성을 위해 전투체육 시간마다 3Km씩 뜀걸음을 하며 꾸준히 체력을 유지해왔다. 그는 병참병과 부사관으로 전역했다가 지난 2012년 수송 병과로 재입대했다.

▲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712편대 참수리 289정 정장 박초화(왼쪽) 대위가 해상에서 장병들을 지휘하고 있다. 부대 제공

해군 참수리 289정 정장 박초화 대위

여성이라 힘든 점 없어… 책임감만 있을 뿐‘

“소위로 갓 임관한 뒤부터 실무기간 내내 늘 고속정 정장을 꿈꿨습니다. 그때만 해도 여군 고속정 정장이 없었죠. 제가 열심히 근무하고 노력할수록 후배 여군들이 최전방에서 지휘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여군 정장 선배들도 이런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712편대 참수리 289정 정장 박초화 대위의 목소리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최일선에서 조국의 바다를 지키고 있는 이라면 당연하겠지만, 현재 해군에 4명뿐인 여성 고속정장으로서 가지는 자부심은 조금 특별하게 들렸다.
박 대위는 2008년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DDH-Ⅱ) 통신관으로 함정에 오른 뒤 초계함 군산함·신성함에서 각각 전투정보관과 포술장을 거치며 역량을 키워 왔다. 현재 훈련 때문에 해상에 나가 있기 때문에 직접 만날 수는 없었지만 진기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 4일 그와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박 대위는 ‘준비된 해군’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해군사관학교 여생도 선배님이 흰 제복을 입고 학교를 찾아온 뒤 ‘내 길은 해군 장교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학교는 안중에도 없었죠.” 박 대위의 설명이다.
여성이, 그것도 함정에서 생활해야 하는 해군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박 대위에게는 그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부모님이 있었다. 그렇게 목표했던 해사를 거쳐 바다에 나가게 된 박 대위는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렸다. 바로 지금의 위치인 고속정 정장의 길이다.
말은 쉽지만 고속정 생활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체력 소모도 많다. “여성 정장으로서 힘든 점은 없나요?” 기자의 물음에 박 대위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성 정장이라 힘든 점은 없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공군16전투비행단에서 TA-50 고등훈련기 교관으로 복무하고 있는 남편 곽정헌 대위라고 한다. 그는 “남편을 챙겨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며 “아마 모든 여군의 고민이자 걱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싫은 내색 없이 항상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남편이 항상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박 대위는 무엇보다 부하 수병들에게서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생일에도 어김없이 야외 함교에서 조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대원들이 케이크를 들고 축하를 해준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손으로 꾹꾹 눌러 쓴 롤링페이퍼가 가장 감동적이었죠.”
그만큼 대원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대원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늘 든든한 칼과 방패가 돼 주는 대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큰 기회를 준 해군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박 대위는 “지금의 기회는 앞으로 훌륭한 지휘관이 될 준비를 하라는 의미”라며 “큰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하며 훌륭한 지휘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공군본부 여성정책·양성평등정책제도담당 정지아 중령이 후배 여군 간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군본부 제공

공군 양성평등센터 정지아 중령

선후배 간 멘토링 중요… 유능한 여군들 꿈 이루길


“이제 화두는 차별받는 여군이 아닌, 여성과 남성이 함께 공존하며 소통하는 양성평등문화 조성입니다.”

공군 여성정책담당, 양성평등정책제도담당, 공군본부 양성평등상담관, 군인 남편의 아내, 두 아이의 어머니…. 모두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 정지아 중령을 이르는 말이다. 정 중령은 모든 공군 여군의 ‘맏언니’로 통한다. 지난 1994년 임관해 2001년 성고충처리센터 위원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각급 부대의 양성평등상담관으로서 현장의 수많은 고충을 해결하며 여군과 양성평등을 위해 군 생활 22년을 오롯이 바친 그녀다. “임관 당시 공군 여군은 극소수였고, 지금보다 차별적 인식도 강한 편이었죠. 이후 여군 후배들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이들을 잘 이끌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에 밤잠을 설친 날도 많았습니다.” 정 중령의 말이다.

현재 정 중령이 처리하는 양성평등 관련 상담 건수는 한 해 100여 건에 이른다. 양성평등 교육자료 제작 및 배포, 국방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 추진은 기본 업무다. 또한 각급 예하 부대에 있는 수많은 양성평등상담관의 업무도 총괄해 확인·점검해야 한다. 그야말로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 정 중령은 “정기적으로 추진하는 여군 후배들과의 간담회도 중요한 업무”라며 “초임 여군 간부들의 빠른 적응을 돕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하는 선후배 간 멘토링 관계가 구축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중령은 여군에 대한 인식과 우리 군의 양성평등 문화에 관해 “많이 좋아졌지만 앞으로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임신 중인 여군들이 훈련 기간에 군장을 착용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했죠. 그러나 군의 양성평등 인식과 조직문화 개선에 따라 이런 작고 세심한 부분까지도 지침이 생기는 등 정책적 보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면, 육아지원시설 추가 확보 등 여군의 모성보호를 위한 지원은 더욱 확대돼야 합니다. 점차 개선되고는 있지만, 일·가정 양립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 가운데 하나죠.”

정 중령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일은 유능한 후배 여군들이 어쩔 수 없이 군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다. 정 중령은 “가사는 여성이 전담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임신, 출산, 육아 등의 문제로 훌륭한 능력을 갖춘 여군들이 군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며 “여군들이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복무몰입 여건을 조성해 유능한 후배들이 군인으로서 꿈을 이루도록 만들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서 “여군 후배들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달리 대우받기를 원하거나, 이득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며 “남성, 여성이 모두 함께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할 때 우리 군의 경쟁력도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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