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보여주기식 모습에 속은 IPF 자문위원장


▲ 방북 당시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과 함께한 알프레드 왕자 ⓒ 연합뉴스

노벨상 수상자들의 북한 학술교류 행사에 동참했던 국제평화재단(IPF) 자문이사회 위원장이 북한의 인권과 핵무기 도발은 고려하지 않고 교육과 경제, 과학 분야를 높이 평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태국 일간 ‘더 네이션’은 지난 11일 ‘다음의 싱가포르:북한에 대한 다른 시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IPF 자문이사회 위원장인 리히텐슈타인 공국 알프레드 왕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앞서 알프레드 왕자와 1993년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버츠 박사, 2004년 경제학상 수상자인 핀 쉬들란 박사, 2004년 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 박사 4명은 지난 29일 평양에 도착해 김일성종합대학 등에서 경제, 의학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알프레드 왕자는 방부 기간 가장 놀라웠던 점으로 경제 시스템을 꼽으며 “세금이 없고, 누구도 임대료를 내지 않는 아파트가 공짜인 나라, 의료서비스와 교육이 무료이며, 심지어 정부가 음식까지 제공하는 나라에 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지만, 정부가 세금을 걷는 대신 국영기업의 수익을 가져간다는 것을 통해 일부 이해는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프레드 왕자는 또 “정말 놀라운 점은 정부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교육과 과학, 기술, 아이들의 미래에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대한 위기가 없다면 향후 북한은 15~20년 후에는 과학기술 교육기관과 첨단기술을 보유한 회사들,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이 있고 정부가 이 분야를 강력하게 지원하는 또 다른 싱가포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달 30일∼이달 6일 북한을 방문했던 노벨상 수상자 3명이 7일 귀국 도중 베이징(北京)에서 외신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스라엘의 아론 치에하노베르 박사(2004년 화학상), 영국의 리처드 로버츠 박사(1993년 생리의학상), 우베 모라베츠 IPF 이사장, IPF 자문이사회 위원장 리히텐슈타인 공화국의 알프레드 왕자, 노르웨이의 핀 킨들랜드 박사(2004년 경제학상). 2016.5.7 ⓒ 연합뉴스

지난 7일 베이징 외신 기자회견에서 알프레드 왕자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한다”며 “평화에 기여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자신이 냉전시대 소련과 동유럽 국가를 여러 차례 방문해 공산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잘 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북한 경제 시스템의 모순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북한 정부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교육에 쏟아 붓고 있었다고 평가했지만, 모든 것이 북한 노동당에 통제되는 북한 사회에서는 학생들의 높은 학구열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간과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한다는 평가도 연이은 핵 실험과 무력도발로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시행하게 돼 북한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것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개봉된 ‘태양 아래’가 북한의 조작된 사회상과 개인의 기회조차도 말살하는 감성 독재를 폭로한 것과 대비돼, 말 그대로 북한의 보여주기식 모습에 놀아났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제평화재단의 우베 모라베츠 이사장은 “우리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을 세계로 끌어내기를 원한다”며 지속해서 교류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장성익 기자 msjs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