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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터넷 캡처 | ||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영원한 벗으로의 삶을 산 외국인이 있다. 그 외국인이 우리나라 역사의 암흑기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에 힘쓴 사람이라면 당신은 믿겠는가. 선교사로 한국 청년의 계몽에 이바지하고 대한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호머 헐버트 박사’ 이야기이다.
호머 헐버트 박사는 1863년 1월 26일 미국 동북부 버몬트주에서 아버지 칼빈 헐버트와 어머니 매리 우드워드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목사이자 미들베리대학의 총장이던 아버지와 다트머스 대학 창립자의 후손이었던 어머니로부터 헐버트는 엄격한 도덕성, 인간 중심사상 및 ‘인격이 승리보다 중요하다’는 가훈 속에 성장했다.
그는 다트머스 대학에서 수학하고 1884년 뉴욕 유니온 신학교에서 신학을 마친 후 해외선교사의 길을 가기로 했다. 헐버트 박사가 처음 우리나라에 온 것은 1886년이었다. 조선 육영공원에 교사 자격으로 파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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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에서 청년들을 가르치는 헐버트 박사 ⓒ 국가보훈처 블로그 캡처 | ||
육영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국립학교로 양반 자제와 관리들에게 서양식 교육을 하기 위해 건립됐다. 당시 영어를 교육했던 헐버트 박사는 자신도 한글을 알아야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3년 만에 한글을 깨우쳐 직접 책을 저술할 만큼 실력을 키웠다.
1889년에는 순 한글로 이루어진 ‘사민필지’라는 최초의 한글 지리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이 교과서는 세계의 정세와 각국의 풍습, 산업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순 한글로 적혀 있다.
1893년 감리교 선교사 자격으로 다시 내한한 헐버트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관한 집필활동에 집중했다. 영문잡지인 ‘the korean repository’와 1901년부터 본인이 편집책임을 졌던 ‘the korea review’에 한국에 관한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해 구미열강에 한국을 알리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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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명의 헤이그 특사. 헐버트 박사는 이들의 파견을 지원했다. ⓒ 인터넷 캡처 | ||
사실 헐버트 박사는 육영공원 교사 당시부터 교육 분야 총책임자 및 외교 자문관으로 고종황제를 보좌했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침탈행위를 목격한 그는 한국정치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주권을 회복하고자 노력했다.
1907년 제2차 세계평화회의가 열리는 헤이그에 이준, 이동휘, 김구 등 3명의 밀사가 무사히 파견되도록 도운 것도 헐버트 박사였다.
박사는 만국평화회의를 앞둔 1907년 5월, 프랑스, 독일, 미국 등 9개 국가에 고종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한 밀사로 파견, 대한제국의 현실을 알리고 도움을 호소했다. 일본이 헐버트 박사에 집중하는 사이 3명의 밀사는 헤이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외교권이 상실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자격을 얻지 못해 그 뜻을 이루지 못했고, 박사는 일제의 박해로 다시는 한국에 돌아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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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버트 박사의 묘 ⓒ 국가보훈처 블로그 캡처 | ||
그럼에도 헐버트 박사는 미국으로 돌아가 순회강연을 통해 한국의 독립을 지속해서 호소했고, 미국 전역과 전세계의 각종 회의와 강좌에서 일본의 침략을 규탄했다. 1918년에는 파리 강화회의를 위해 여운홍과 함께 ‘독립청원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광복 후 1949년 국빈자격으로 그토록 갈망한 독립된 한국을 다시 찾았던 그는 내한 후 일주일 만인 1949년 8월 5일 영면했다. 생전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했던 유언에 따라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잠들게 된다.
정부에서는 1950년 외국인 최초로 헐버트 박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오늘날 헐버트 박사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 1위로 꼽히기도 한다.
파란 눈의 외국인이었지만, 누구보다도 한국을 사랑한 헐버트 박사. 그는 우리의 영원한 벗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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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 기자 msjs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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