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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잊혀지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D.C 인근에 사는 한인 고교생들이 6·25전쟁 참전 미군 용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책을 펴냈다. ‘당신들은 잊혀지지 않았다’(You are not forgotten)라는 제목의 이 책은 지난해 9월부터 1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8월 출판됐다. 대부분 재미 한인 1.5~2세로 이뤄진 학생 10명은 찰스 랭글(81) 미 하원 의원 등 모두 15명의 미국·캐나다 참전 용사를 인터뷰해 책에 담았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그것도 미국에서 6·25전쟁을 겪은 미군 참전용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인터뷰해 책을 내 미국 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박세환(예비역 육군대장)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장도 지난 4일 책을 펴내는 데 리더 역할을 한 최정욱(17·맥클린고 12학년) 군에게 한국 국민을 대신해 직접 격려 편지를 보내 고마움을 전했다. 미국에 있는 최 군과 패트릭 차 군을 e-메일 인터뷰 했다.
재미 한인1.5~2세로 구성 10명 美·加 참전용사 15명 인터뷰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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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증언집을 낸 미국 한인 고교생들이 찰스 랭글 하원 의원을 찾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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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지난해 9월 SOS(Silent Outcry of Students)란 한인 고교 독서 클럽을 만들었다. 6·25전쟁과 관련된 탐사 활동을 벌였다. 무엇보다 내년 6·25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을 앞두고 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는 뜻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미 메릴랜드 주 실버스프링의 참전용사 마을(Retirement Village)을 취재하면서 6·25전쟁의 아픔이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살아있는 6·25전쟁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이 책(사진)을 냈다.
미군 참전용사로서 대표적 친한파인 랭글 의원은 미 2사단 포병대대 하사로 한국을 위해 싸웠다. 장진호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채 동료들을 구해내 동성무공훈장(Bronze Star Medal)을 받았다.
이런 경험이 1971년 뉴욕에서 처음 당선된 뒤 41년(21선) 간 의정활동을 하는 든든한 자산이 됐다. 뉴욕 할렘의 가난한 흑인 청년 랭글이 전쟁에 참전한 이유도 생생히 담았다. 한인 고교생들은 6·25전쟁의 의미를 묻고 책에 기록했다.
윌리엄 웨버(86) 6·25참전 기념공원재단 이사장은 전쟁에서 팔과 다리를 모두 잃었다. 지금은 워싱턴D.C 한국전 기념공원에 참전 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회상의 벽’을 세우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6·25전쟁을 통해 지난 60년 넘게 혈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예비역 대령 웨버 노병의 진솔한 목소리도 담았다.
이 책은 이미 한인 고교생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부터 한인 지역, 미국 사회에도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6·25전쟁의 의미를 다시 한번 알리기 위한 블로그 sosbookclub.blogspot.com도 열었다. 미 참전용사의 날인 오는 11월 12일에 맞춰 미 국회 도서관에 기증하면서 작은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박세환 향군회장은 격려 편지에서 “미국은 6·25전쟁 때 한국을 구하기 위해 179만 명이 참전해 3만6000여 명이 전사하고 13만 명이 고귀한 희생을 한 혈맹”이라면서 “미국의 이름으로 참전한 많은 젊은이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장한 한인 고교생들을 칭찬했다.
미 참전용사 책모임 리더 최정욱 군-전쟁 기억 중요성 알리려 펴내
“자라나는 우리 세대들이 제1·2차 세계대전은 잘 알지만 6·25전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어 이 책을 냈다.” 책을 내는 데 리더 역할을 한 최정욱 군은 전쟁을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냈다고 밝혔다.
최군은 함께 책을 만든 학생들이 한국이라는 공통적 뿌리를 갖고 있지만 “6·25전쟁이 결코 잊혀진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 모두가 누리고 있는 평화는 수많은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그 가족들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군은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6·25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기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던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군은 “6·25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미군 참전용사들에게 그 누구도 환영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빅터 차 교수 아들 패트릭 차 군-참전 가족 아픔 잊어선 안돼
“전쟁터에 나간 자식과 형제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고 고통의 긴 세월을 살아가야 하는 참전용사 가족들의 아픔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아들인 패트릭 차(15·세베데스다 체비체이스고 10학년) 군도 이 책을 내는 데 함께했다.
차군은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 나갔다가 포로가 되거나 실종된 장병들의 가족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썼다. 차군은 미 국방부 합동전쟁포로·실종자확인사령부(JPAC·The Joint POW/MIA Accounting Command)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전사자와 실종자들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데려오는 것이야말로 전쟁 영웅과 군인에 대한 국가의 가장 큰 존경의 표징이라고 강조했다.
차군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절친했던 전우와 함께 전투를 하다가 친구를 잃고 자신만이 돌아왔다는 어느 참전용사의 피맺힌 증언이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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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wkim@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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