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명절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설날과 추석이 제일 크고 또한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유명한데 북한은 어떨까?
북한은 우리 고유의 민속명절이 공산주의적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어 설날과 추석을 1972년까지 공식적으로 금지해왔다. 그러나 1972년 남북대화 이후 추석, 설날의 성묘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했고 1988년에는 공식 명절로 인정하고 휴식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민족명절(설날,추석)'과 '사회주의 명절(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구분해 기념할 뿐더러 민족명절보다는 사회주의 명절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치르기 때문에 북한의 추석은 우리만큼 대명절은 아니다. 오히려 북한에서 민족 최고의 명절이라고 하면 김일성의 생일은 4월 15일 태양절을 치징하는 말이다.
 |
||
북한에서의 추석은 민족대이동이 없다. 남한에서의 추석은 한 해의 풍년을 축하하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고향의 가족, 친척들과 모여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띠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거주지 이외의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인민보안부에서 발급하는 여행증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보의 철저한 통제와 탈북 방지 등의 이유로 여간해서는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고향에 다같이 모여앉는 일은 없다시피 하다.
게다가 가족주의, 혈연주의를 타파한다는 김일성의 교시 아래 가족이라고 할 지라도 허가를 받지 않고 단체모임을 갖는 행위를 노동당에서 철저하게 감시, 통제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 모였다가는 그날로 그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수가 있어서 여간해서는 큰 모임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은 가족주의, 혈연주의를 없앤다는 주장은 껍데기에 불과하고 북한 주민들의 단결을 겁내는 김씨 왕조의 두려움이 그 실체이다. 정말로 가족주의를 타파하고자 했다면 '민주주의'국가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이 대대손손 3대 독재를 하는 가관은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북한의 추석은 공휴일이 하루뿐이다. 추석 당일뿐 아니라 앞뒤로 하루씩의 연휴가 있고 만약 평일에 추석연휴가 있다면 일주일 가까이 쉴 수 있는 우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마저도 '휴식일'이기 때문에 그 주 일요일에 일을 하거나 학교를 나가는 것으로 추석날 쉰 것을 보충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고향으로 대이동을 하기보다는 '당일치기'로 성묘에 다녀오는 정도가 고작이다. 성묘객으로 콩나물 시루처럼 가득 찬 버스는 북한 추석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봉건주의의 잔재'라는 명목하에 절하는 행위는 금지됐기 때문에 차례를 지낼때는 묵도하는 정도에 그친다.
 |
||
북한 성묘객의 모습. 차례상이 화려하고 묘비에 붉은 글씨가 적혀 있으며 절을 올리는 것으로 보아 혁명열사릉일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 근교에 사는 북한의 특권층들은 김일성 조상의 묘와 혁명열사릉, 애국열사릉을 참배하는것도 빼먹지 않는다. 자기 조상은 내동댕이쳐두고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게 큰절을 올리는 기괴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북한의 가혹한 독재 아래에서 탄생한 이상한 풍습이다.
올해는 15호 태풍 '볼라벤'과 홍수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차례상에 고기는 고사하고 햇곡식, 햇과일마저 올리기 힘들다고 한다. 또한 아직까지도 홍수, 태풍 피해 복구에 군인들과 주민들이 총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명절 분위기를 내는 것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