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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장 받은 日동포 유재근 회장
"나라 생각하는 동포들의 마음 알아줬으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바깥에 있지만 늘 우리나라가 잘되기를 바랐습니다. 나라를 생각하는 동포들의 마음을 국민도 조금이나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재일동포 2.5세인 유재근(71) 일본 삼경본사 회장은 '우리나라'라는 말에 여러 번 힘을 줬다.
5일 '세계 한인의 날'을 맞아 재외동포 유공자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유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참 고맙고 영광스럽다"며 수상 소감을 먼저 털어놓았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기도 한 유 회장은 재일동포 사회를 돕고 한일 양국의 우호를 증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훈 대상자로 선정됐다.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태어난 유 회장은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기업가다.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열아홉 살 때 작은 음식점을 열면서 일찌감치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젊은 혈기에 무모하게 도전한 사업은 2년 만에 실패했다.
그는 "첫 실패의 경험으로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며 "그때 실패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던 것"이라고 술회했다.
이후 식당업에 재도전해 조금씩 자리를 잡게 됐고 호텔업을 거쳐 지금은 부동산 임대업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다. 140개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젊었을 때 빚 때문에 고생한 뒤 빚이 지긋지긋해져서" 은행 대출은 한 푼도 없다.
유 회장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한국과 재일동포 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기부하고 있다.
그가 모국에 처음 기부한 것은 1970년대. 고향인 경북 고령에 다녀온 할머니가 "그곳에는 수도가 없어 여자들이 물동이를 머리고 이고 다니느라 목이 다 굵어졌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고령에 전기와 수도시설을 갖추는 데 돈을 지원했다.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이나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한국 정부에 기부금을 냈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를 본 재일동포들을 위해서도 큰돈을 쾌척하는 등 민단을 통해 재일동포 사회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어려워서 안타깝고 많이 도와주고 싶었는데 점점 경제가 발전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옛날에는 일본 사람들이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지요. 지금은 그러한 것이 많이 없어졌어요. 이것이 가장 기쁩니다."
유 회장은 1982년 재일동포들을 주축으로 신한은행이 설립될 때도 주주로 참여했다. 이후 보유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고 증자에도 참여하면서 지금은 1%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동포들이 우리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을까 생각하다가 은행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주가가 올라 돈을 벌 것으로 기대하고 참여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 다들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이었죠. 십시일반으로 만든 은행이 이렇게 컸다는 것은 재일동포에게 큰 자랑거립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고 사업을 하는 유 회장은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질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독도 문제에 관해 일본 내에서도 우리 입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본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 미국을 꼽았는데 요새는 한국을 꼽는 사람도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독도 문제든, 과거사 문제든 서로 이해하면서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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