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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오른쪽)와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 등 특사단이 지난 5일 평양에서 열린 만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와 환담하고 있다2018.3.6 ⓒ 연합뉴스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석 대북특사)은 6일 1박 2일 일정의 방북을 마치고 귀환해 김정은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남북 합의문 발표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합의문에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대화기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는 문구도 합의문에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비핵화 협의를 위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항상 한국과의 협정이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해온 전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DMZ 지뢰 도발 등 무수한 만행에 대한 사죄도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자들이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관련된 부분도 찾아볼 수 없다. 사실상 악랄한 북한 정권의 인권 말살 행위를 용인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 독재 정권과 함께 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대한민국의 혈맹인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공격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심지어 북한은 회담 다음 날인 7일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의 핵은 폭제를 제압하는 정의의 억제력으로서 침략자·도발자들을 징벌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책임적인 핵강국인 우리 공화국은 병진의 가치를 더욱 높이 들고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미국의 핵위협공갈책동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의 핵억제력강화 조치는 정정당당하다”며 “세계를 재패하려는 미국의 망동을 단독으로 제압하는 우리 공화국의 공적은 세계의 찬양을 받아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즉 북한은 ‘조건부 비핵화’ 카드를 통해 남남갈등은 물론이요 한미동맹의 본격적인 분열을 노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한미군의 주둔이 마치 남과 북의 평화를 해치는 방해물인 것 처럼 인식하게끔 한국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노림수로 볼 수 있다.
한국 정부를 이렇듯 대놓고 능멸하고 있는 북한은 내달 말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으로 건너 가 김정은을 만나면 남북화해무드는 절정을 이룰 것이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핵무장 시간벌이용 ‘가짜 평화공세’로 대한민국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까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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