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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왼쪽은 문 대통령2018.4.27 ⓒ 연합뉴스 |
폴 울포위츠前 美국방부 부장관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한다면 무모한 것이며 ‘강제수용소’ 폐쇄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포위츠 전 장관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평화협정을 하게 되면 미국인들은 미군이 한국에 더 이상 주둔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2만7000명의 주한미군이 왜 필요하냐는 논의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제는 북한의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평화협정이 체결되려면 남북 간 대치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바 있다. 이렇게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추진한다는 것은 무모하다”며 “상황이 개선돼야 평화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개시 선언 등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본다”며 북한이 핵 포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울포위츠 전 장관은 “북한은 핵 개발을 이유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핑계를 대고 있지만, 김정은은 미국의 침공을 우려하는 게 아니라, 북한인들의 내부 봉기를 걱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핵무기는 북한 주민들을 꼼짝 못 하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고, 내부 통제를 위해 고안된 무기”라며 “주민들을 협박하는 데 핵무기를 쓰고 있다. 그러므로 그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리가 없다. 아마 비핵화 관련 언급을 하더라도, 아주 공허한 수준의 약속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협상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파괴를 천명할 수도 있을 텐데 그것은 미국과 중국을 움직여 대북 압박을 줄이고 제재를 해제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북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핵과 미사일로 한국을 협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북한은 돌아서서 또다시 한국을 위협하곤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북한이 실제로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개시 선언을 강행할 경우 냉전시대의 핀란드처럼 소련에 꼼짝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소련은 군사적 위력을 통해 핀란드를 꼼짝 못 하게 했다”며 “북한은 핵 및 재래식 무기를 확고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종전 선언 등을 통해 평화 무드를 조성하게 되면, 북한은 현재 보유한 군사력을 통해 한국에 다양한 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문점 회담에서 반드시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우리가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김정은에게 말을 한 뒤, 북한의 강제수용소 폐쇄 주문부터 해야 한다”며 “물론 그렇게 되면 정상회담이 단번에 끝나버릴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분명히 말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사과 및 유감 표명은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 문제지만, 북한 주민들에 대해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더 시급한 문제”라며 “강제수용소에 갇혀 주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포위츠 전 장관은 “정상회담을 한다고 바로 다음 날 평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낙관 일변도인 정부의 행보를 거듭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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