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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년간 의식불명 의경(광주=연합뉴스) 전석종 전남지방경찰청장이 최근 광주 보훈병원을 찾아 17년간 의식불명에 빠진 김인원(37)씨를 위로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기동 9중대 소속 의경이었던 김씨는 1996년 6월 14일 조선대에서 시위 중인 대학생들을 저지하다가 학생이 휘두른 쇠 파이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 ||
1996년 시위 진압 중 쇠파이프 맞은 의경 아직 의식불명
경찰, 아버지 호소에 관심으로 화답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불행은 내 아들에서 끝나야 합니다."
시위 학생들과 대치 중 쇠 파이프를 맞고 의식을 잃은 아들을 17년간 간호한 아버지의 메시지다.
전남지방경찰청 기동 9중대 소속 의경이었던 김인원(37)씨는 1996년 6월 14일 조선대에서 시위 중인 대학생들을 저지하다가 학생이 휘두른 쇠 파이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김씨는 뇌출혈 증세로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광주 보훈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눈을 겨우 깜빡거릴 뿐 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
아버지 김정평(67)씨는 사건 발생 당시 언론 등을 통해 "아들의 고통은 시대의 아픔"이라며 "같은 또래 젊은이들이 한쪽은 쇠 파이프, 한쪽은 최루탄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그동안 병상의 세월은 스무 살 아들이 중년의 문턱에 들어설 만큼 흘렀다. 아버지 김씨는 당시의 메시지를 상기시키고 싶었다.
김씨는 아들을 간병하며 느낀 애달픈 부정을 시로 써 '노래하는 새들도 목이 타는가'라는 제목의 시집에 담았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이 시집과 한 통의 편지를 동봉해 당시 안재경 전남경찰청장에게 보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휘관들이 현재 근무하는 의경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 주세요."
이후 안 청장과 후임 전석종 청장은 직원들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고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도 전달했다.
전남경찰청은 오는 10월 21일 경찰의 날에 아들 김씨에게 훈장이 추서되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아버지 김씨는 7일 "내 아들이 누워 있는 동안에도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으로 젊은이들을 떠나보냈다"며 "불행은 내 아들에서 끝내야 하고 이는 아들을 둔 모든 부모의 마음이기도 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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