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개리 새모어(Gary Samore)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연기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원한다면 충분히 미 정부와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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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왼쪽) ⓒ 연합뉴스 | ||
성김 주한 미국대사 역시 20일 “만약 한국 측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전작권을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은 양국 정부 모두가 한국군이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판단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2010년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전작권 전환 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며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정부 고위관계자가 직접 전작권 전환 연기를 언급하는 등 유래 없는 미국의 입장 변화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강행 등 북한의 동북아 안보 위협 사실이 명확해지자 강력한 대북제재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작권을 환수하면 한미연합군사령부(한미연합사)가 해체된다. 한미연합사는 1978년 11월에 창설한 이래 현재까지 북한군의 남침을 막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왔다.
한미연합사가 유지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북한군의 남침으로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경우 미 의회의 동의 없이 미국 대통령의 직속명령을 통해 147만여 명의 미군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69만여 명의 병력이 세계 공군력의 70%, 해군력의 60%에 달하는 첨단장비와 함께 한반도에 즉각 투입된다.
그러나 한미연합사가 해체된다면 이러한 증원전력의 신속한 지원을 받기 힘들다. 미군의 대폭 지원을 명시한 작전계획 5027은 전작권 환수 이후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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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핵실험 대비 한·미 경계 감시 강화 ⓒ 연합뉴스 | ||
미군은 현지주둔군(주한미군)을 제외하면 전쟁개입을 위해 의회의 승인을 얻도록 되어 있다.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 북한군이 남침한다면 주한미군을 제외한 증원병력 지원은 미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미연합사 해체는 노무현 정부로부터 시작됐다.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로부터 정권을 인수받으며 한미연합사 해체를 구상,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2012년 4월 17일에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그해 11월 제39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 9항에서 ‘유엔군사령부와 한국군간 정전관리 책임 조정을 2012년 전작권 전환 이전에 완료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명시했다.
이와 같은 국가안보 위기상황을 체감한 국민들은 한미연합사 해체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2010년 5월 25일,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국민서명은 1천만 명을 달성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한미 양국은 2010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로 정해졌던 전작권 전환시키를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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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시 김장수 국방부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 연합뉴스 | ||
노무현 정부는 2007년 한미연합사 해체가 합의되자 상부지휘구조 개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노무현 정부는 2014년 4월 이전까지 합동참모본부에 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해 각 군의 전투사령부를 지휘하며 합동군사령관이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겸임하는 방안을 내놓고 이를 ‘417 계획’ 이라고 이름 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합동작전본부’를 2009년 4월 1일부터 2010년 12월 1일까지 운용하며 합동군사령부 신설방안을 시험적용했다.
그러나 기간 중 북한의 임진강 황강댐 무단방류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이 일어나며 합동성이 저하된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2011년 1월 1일부터 기존의 ‘작전본부’로 회귀했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연합사 해체를 주장하며 ‘자주국방’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힘들다.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며 군사강국인 미국마저 자주국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과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운용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전환 정책을 굽히지 않았다. 그해 9월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미 국민의 66.3%가 전작권 단독행사에 반대하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며 전작권 환수 추진을 강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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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시민연대 창립 6주년 기념 초청 특강에 참석한 박근혜 당선자 ⓒ 뉴스타운 캡쳐 | ||
이듬해인 2007년 1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당선자는 자유시민연대 창립 6주년 기념 초청 특강에서 노무현 정부를 향해 “국민이 모두 우측통행을 하고 있는데, 자기들만 좌측으로 가면서 국민이 틀렸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당선자는 이어 “전작권 환수를 요구하는 것은 정말 바보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당선자의 발언은 전작권 환수와 한미동맹에 대한 박 당선자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국민들은 박 당선자가 한미연합사 해체 계획안을 폐기하거나 해체일을 재차 연기해 국가안보를 지켜내기를 염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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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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