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대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의 진위여부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수사착수 뒤 나흘만에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2월 4일 수사 책임자였던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을 교체하는 등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국정원 내부 문건을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직원들에게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좌파와 우파로 극명하게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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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안기구감시네트워크 주최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국정원법 전부개정안과 국회법 일부개정안 입법청원 기자회견에서 진성준 민주통합당 의원(가운데)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3.3.14 ⓒ 연합뉴스 | ||
민주통합당의 진선미, 진성준 의원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제출하며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권한과 보안업무 기획조정 권한 폐지를 요구했다.
개정안은 사실상 간첩, 종북세력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수사권 박탈을 의미해 ‘종북세력 보호법’을 만든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우파 진영에서는 선거 개입 의혹 자체를 ‘논의할 가치가 없는 일’로 단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가정보기관이 여당의 집권을 위해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헌법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가 우파진영의 최우선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훼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에 대해 비판이나 우려의 시각은 찾아보기 힘들다.
양 진영 모두 좌파, 우파와 야당, 여당이라는 진영논리에 갇혀 진영을 떠나 공통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이버상에서는 대한민국 내에 암약하는 종북세력이 선거 때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선거에 적극 개입하고 북한 역시 사이버전을 이용한 여론 조작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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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여직원 김 모 씨가 지난 1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자료사진) ⓒ 연합뉴스 | ||
지난 2월 말 전교조 내부 모임인 ‘새시대교육운동’ 소속 교사들이 이적단체 결성 혐의로 기소되는 등 전교조와 민주노총은 종북, 좌편향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에게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특정 단체 전체를 ‘내부의 적’으로 교육한 원 전 원장의 발언도 편향 논란을 빚을 수 있다.
한 단체 내에서 일부 구성원이 이적행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해당 단체 구성원을 모두 적으로 규정한다면 개개인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보루로 알려진 국정원이 선거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 역시 진위 여부를 떠나 국정원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소지가 있다.
일부 국민들 또한 특정 진영이나 정당의 이분법적 논리에 국정원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거나 옹호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추구하며 수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민주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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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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