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과 6일 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의 인터넷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가입자 1만 5,217명의 명단을 공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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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나니머스 코리아 트위터 | ||
누리꾼들은 가입자 명단에 적힌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추적해 개인정보를 찾아낸 뒤 이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몇몇 누리꾼들은 ‘신상털기’를 통해 우리민족끼리의 가입자들의 실명, 사진, 거주지, 연락처 등 개인 신상정보에 ‘죄수번호’, ‘간첩번호’ 등을 붙여 공개하고 있어 ‘마녀사냥’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우리민족끼리는 가입자 정보를 허위로 표기해도 가입이 가능한 사이트로, 악의적으로 타인의 이름과 이메일을 사용해 가입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명단을 공개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원리를 파괴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집단광기, 나라가 정신병동”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역시 “가입자를 다 종북으로 보고 공격을 벌이는 건 자제해야 한다”며 “가입자 리스트를 공개한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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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 황우여 대표, 정우택 최고위원 ⓒ 연합뉴스 | ||
한편 새누리당 심재철, 정우택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의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하는 것은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에는 통합진보당 당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간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등 각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상털기’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이용자들은 “가입자가 적은 이메일 주소와 이름이 실제 정보와 일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종북 논란이 불거져 왔던 통합진보당, 전교조, 민주노총 등의 조직원이 우리민족끼리에 접속했다면 정황증거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안당국은 1만5천여 명 가입자들의 실명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명과 이적성 여부가 확인될 경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안당국이 가입자 명단을 조사한 결과 북한의 체제, 이념 등을 찬양하거나 북한의 대남선전 글을 유포하는 등 이적행위를 벌인 가입자가 있다면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공안당국이 명단을 확인하고, 가입자의 주소지에 따라 각 지방청으로 분배해 개별적 조사를 통해 사법처리에 이르기까지는 최대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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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민족끼리 가입자들을 '신상털기'하고 있는 일간베스트저장소 누리꾼들 ⓒ 일간베스트저장소 캡쳐 | ||
‘신상털기’로 얻은 정보를 인터넷상에 무조건 공개하고 퍼나르기보다는 해당 정보를 공안당국에 알려 수사 진행을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전부에 대해 종북주의자라는 ‘낙인찍기’를 감행하면 오히려 좌익세력의 ‘색깔론’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좌익 성향 매체를 중심으로 가입자 이름이 박정희, 전두환, 이효리 등 유명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등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공안당국이 이적성 여부를 검토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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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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