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게 정중한 예를 갖춰 호칭하기 바란다”고 발언한 심재권 민주통합당 의원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바로 지금 이 자리에도 대한민국의 적이 있는 것은 아닌가 되묻고 싶다”며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김정은에 대해 예의를 갖춰 호칭하라’고 질책한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정은은 김정은일 뿐”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은 이 땅을 떠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발의한 심재권 의원은 당시 김 의원의 발언을 사실상 자신을 지칭한 것으로 보고 ‘본회의 또는 상임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발언 등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국회법 제146조에 따라 김 의원을 제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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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합당 심재권 의원 ⓒ 연합뉴스 | ||
심 의원은 “김 의원은 (민주통합당이) 종북세력과 결별하지 못하는 이유의 예시로 사실상 심 의원 본인을 지목해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함으로써 인격적·정치적 모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김정은의 공식호칭이 무엇인지 물은 뒤 우리 정부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표현 하나도 정중한 예를 갖추기 바란다고 발언했을 뿐, 결코 김정은에게 예를 갖추라고 발언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심 의원의 주장은 지난 2005년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고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했다”고 말한 탤런트 김상혁을 떠올리게 한다. 음주운전 혐의를 해명하고자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김상혁의 발언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종북세력과의 결별을 충고하는 동료의원을 제소하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김정은에게 예를 갖추라고 하는 것과 정부 공식문서에서 표현에 예를 갖추라고 하는 것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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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 연합뉴스 | ||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역시 심 의원의 제소에 대해 “동료의원이 면책특권이 보장된 본회의장에서 종북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는 취지로 충고한 대정부질문 내용을 빌미로 한 것”이라며 “이는 법으로 보장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재갈을 물리자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최근 ‘대한민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고 우리 정부에 대해 ‘괴리 패당’이라는 식으로 호칭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정부 공식문건에 김정은에 대한 예를 갖추라’는 발언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친북·종북 성향의 발언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의 대정부 질문은 국민들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해 친북·종북 성향으로 보이는 언변에 경종을 울리는 의도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신 원내대변인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의 즉각 철회를 요청했다.
김 의원 또한 심 의원에게 “지금이라도 윤리위 제소를 철회하고 종북세력과의 결별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해 심 의원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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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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