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제33주년 5.18 기념행사를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5.18의 추모곡으로 알려져 있는 이 노래는 통합진보당 등 좌파 정당 행사에서 애국가 대신 불려왔다.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의 시구에서 착안해 황석영이 가사를 만들었고 김종률이 작곡한 이 노래는 5.18 당시 전남도청에서 국군의 총에 사망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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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원 ⓒ 윤상원민주사회연구소 캡쳐 | ||
박노해 시인에 따르면 윤상원은 전남대 출신의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 중앙위원으로 1980년 5월 9일 운동권 학생들을 모아 공산주의 혁명투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 예비군 무기고를 습격해 무기를 확보하고, TNT를 제작하는 방법을 가르쳤으며 광주 주재 미국인들의 소재를 파악해 납치해 인질로 삼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박 시인은 “광주사태 이전에 윤상원에 의해 무장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중대한 사실”이라며 “윤상원은 신 식민지 국가 독점자본주의 체제의 폭력성과 파쇼 권력의 살육성의 본질을 투철히 자각하고 계급투쟁의 결정적인 순간인 무장 봉기를 대비하고 과감하게 지도해 나가는 봉기의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무장력으로 국가 권력을 손에 움켜쥠으로써 민중이 스스로를 지배계급으로 조직화하는 봉기에 의해서만 오늘의 투쟁이 완성된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는 삶”이라고 덧붙이며 윤상원을 ‘노동해방을 꿈꾸는 사회주의 혁명투사’로 규정했다.
5.18 증언자료집에 따르면 당시 용접공으로 시민군에 가담했던 나명관 씨는 “도청에 도착하니 윤상원이 무기를 나누어주고 있었다”며 “나이가 어려서 군대를 가지 않았던 우리가 총을 받으려 하자 윤상원이 근심스러워 하며 총을 주었다”고 말했다. 윤상원이 시민군을 무장시켰다는 또 다른 증언이다.
이 같이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기리는 윤상원은 폭력사태를 주도했던 사회주의 혁명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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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 연합뉴스 | ||
작사가인 황석영은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해외본부의 초대 대변인을 지냈고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다섯 차례 방북해 김일성을 만났다. 그는 “김 주석은 통일 열망이 대단했다”며 “이제는 김일성이란 호칭은 삼가고 김 주석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체사상은 인간의 창조성과 자주성을 으뜸으로 보는 사상이며 사랑과 평등을 구현하는 사회적 생명체”라며 “김일성 주석은 을지문덕, 이순신, 세종대왕처럼 우리 역사상 위인의 한 사람”이라고 찬양했다.
그러나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사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대 대학생들에게는 ‘새마을 노래’와 비슷한 것”이라며 “당시 운동권에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노래고 그만큼 많이 불려진 노래”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해당 노래는 가사가 과격하긴 하지만 우파 입장에서도 종북적이거나 반대한민국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박근혜 정부 출범 첫 해부터 5.18기념식이 반쪽짜리 행사가 되지 않도록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식순에 포함시켜 ‘제창’함으로써 새 정부의 적극적인 국민대통합 정신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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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 연합뉴스 | ||
또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심재철 최고위원, 김무성 의원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어디에도 반국가·친북적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으며, 굳이 별도의 노래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노무현 정부 집권기인 지난 2003년 5.18 기념식이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는 정부 행사로 승격된 이후 참석자 모두가 함께 제창했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 이후 합창단이 부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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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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