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12월 19일 제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북부지역에 북한의 대남선전 삐라가 살포되었다. 남북한은 2004년 6월 4일 제2차 남북장성회담을 통해 상호간 삐라, 귀순유도방송 등 심리전 중단을 합의한 상태이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19대 총선을 코앞에 둔 올해 4월과 한미연합군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을 했던 7월에 삐라를 살포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 삐라가 살포된 곳은 경기도 북부지역 일대로, 육군의 상황보고에 따르면 육군 9사단 백마부대에서 9월 29일 토요일 밤 9시 27분부터 10여 분간에 걸쳐 북한의 관산반도 상공에서 빛을 내며 날아오는 물체를 관측, 상부에 보고했다. 분석 결과 이것은 삐라를 담은 풍선을 조명탄에 달아 쏘아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조명탄에 풍선을 달아 쏠 경우 조명으로 상대의 주목을 끈 후 전단을 살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단이 북한에서 온 것이 밝혀지자 육군은 삐라살포의 주 대상이 된 9사단은 물론 인접부대에 대북 감시 강화와 추가 수색을 지시했다. 이렇게 이루어진 추가수색에서 그날 밤 10시 37분 9사단의 경계병이 삐라를 주워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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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은 전태일, 장준하, 박종철 등을 이용하여 국방부의 안보교육을 비판하고 있는 모습이다. | ||
대남선전 삐라는 국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듯 했다. 한 면에는 '국방부의 종북교육은 이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조봉암, 전태일, 장준하, 박종철, 강경대의 사진과 이름을 올려 두었으며 다른 면에는 '종북교육은 독재옹호교육'이라는 선전문구와 '국방부와 새누리당은 당신들을 유신군대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라는 문구,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진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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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겨레 등 좌파언론이 국방부의 안보교육을 비판한것과 동일한 주장의 북한 삐라 | ||
첫 전단 살포가 목격된 후 1시간이 지난 10시 46분부터 오두산 전망대 주변의 경계병사들이 또 다른 조명탄과 풍선을 발견해 보고했다. 같은 날 강원도 화천 지역에서도 조명탄과 전단이 목격되었으나 두 부대는 땅에 떨어진 전단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본지에서 두 종류의 삐라를 더 입수했는데, 여기에는 '겨레의 마음싣고 달리던 통일렬차의 기적소리가 오늘도 메아리 되여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한반도기가 그려져 있다. 이렇게 북한에서 대남선전 도구로 한반도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KDB산업은행 광고에 한반도기가 등장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반대면에는 '밀어냅시다 동족대결의 종북바람', '불러옵시다 화해협력의 새시대'라며 역시 한반도기를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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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의 모습을 사용하여 남북평화의 이미지를 입힘과 동시에 국방부의 종북교육을 질타하고 있다. | ||
또 다른 대남선전 삐라에는 '불러옵시다 화해협력의 새시대', '종북교육은 북남대결을 격화시키고 전쟁의 불꽃을 튕기는 화약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전통한복을 입은 어린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반대면 에는 또다시 한반도기를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동족대결교육에 속지 말고 련북화해로 이 땅의 평화를 지킵시다'라는 선전문구가 써있다.
이번 전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바로 한반도기이다. 북한은 한반도기를 집중적으로 선전하며 평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겉으로 평화를 주장하며 뒤로는 무력적화통일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북한의 '꼼수'는 이미 간파된 바 있다. 실제로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시행 후 남북 간에 평화무드가 이루어진 후에도 북한은 잠수정 침투, 제1,2연평해전 등 무수한 도발을 일삼아 왔다. 북한의 이러한 양면공격은 분단 이후 한번도 멈춘 적이 없으며 평화를 위장하여 경계태세를 느슨하게 만든 사이에 그 틈을 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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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요한 점은 종북교육을 반대함과 동시에 특정 정당의 이름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북베트남과 마찬가지로 군사력에서의 현격한 열세를 남한 내의 종북주의자들에 의한 심리전으로 극복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 불거지는 종북 논쟁은 북한의 이러한 시도를 전면 무력화시키고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종북교육에 반대하는 삐라를 살포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새누리당만을 지목해 언급하면서 비방했는데 이는 12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남한의 선거에 적극 개입하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은 1일 통일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선거개입 시도가 5년 전인 17대 대선에 비해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밝히며 북한이 대남 선전선동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 외곽기구들과 유튜브, 트위터 등 온라인 매체를 적극 활용하며 젊은 층을 겨냥해 선전선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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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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