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운동을 벌이던 미 상원의원 앞으로 독극물 편지가 보내져 ‘북한 배후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마라톤에서 폭발물 테러가 일어난 데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연방 의원 앞으로 독극물이 든 편지가 전달됐다.
편지의 수신자는 오바마 대통령과 로저 위커(Roger Wicker) 연방 상원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위커 상원의원은 미시시피 주 출신 공화당 의원으로 미 의회 군사위원회 소속이며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을 발의하고 미국에서 열린 북한인권 규탄대회에 참석하는 등 북한 정권에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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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미 의회에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로저 위커 의원 ⓒ 연합뉴스 | ||
위커 상원의원은 지난 2012년 7월 11일에는 미 의사당 앞에서 미주한인교회연합이 주최한 북한인권 행사에 참가해 “북한에 진정한 법치주의와 사상, 종교의 자유가 실현되도록 미 의회가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연설했다.
또 북한의 김정은을 향해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고 주민들에게 자유를 줄 때 북한 역시 한국처럼 번영하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충고하기도 했다.
북한과의 협상 자리에 대북 인권특사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죄 없이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을 기억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겠다”며 북한 인권 운동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위커 상원의원이 독극물 편지를 받자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테러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편지를 보낸 용의자 폴 커티스를 체포하고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건의 용의자 신원을 확인했다고 알려졌으나 이들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편지에는 0.001g 정도의 소량으로도 성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 리신(Ricin)이 들어 있었다.
리신은 과거 구 소련의 KGB 등 공산국가의 첩보기관이 암살 임무에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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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인권 집회에서 연설하는 로저 위커 미 상원의원 ⓒ 미국의 소리 기사 캡쳐 | ||
실제로 불가리아 공산당의 부패를 비판했던 반체제 작가 게오르기 마르코프(Georgi Markov)는 1978년 리신에 의해 암살당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리신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0배나 강한 물질로 리신에 중독될 경우 발열, 기침 등 독감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한다.
공산국가에서 암살에 이용하는 독극물이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던 미 상원의원에게 보내진 점, 북한이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며 ‘워싱턴 불바다’ 등 미국을 직접 지목해 도발하던 점 등에서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한 ‘북한 배후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나 실제로 마땅히 제시된 증거는 없으며 북한도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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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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