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주춤해지자 고등학생들이 이에 가세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연설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박 전 대통령이 1965년 5월 2일 진해 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한 연설이다. 박 전 대통령은 연설 도중 갑자기 화제를 바꾸어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을 반대하여 데모를 일으킨 학생들의 행태를 꾸짖는 즉석연설이다.
박 전 대통령은 연설장에 학생들의 모습이 보이자 당시 데모를 일으키며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 학생들을 타이르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학생들! 지금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말하고 떠들면 내용도 모르고 덮어놓고 거리에 나가서 우선 플래카드를 들고 성토대회를 하고, 정부 물러가라, 매국하는 정부 물러가라, 이런 철없는 짓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학생 제군들에게 솔직히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겠다”면서 “제군들이 앞으로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되자면, 적어도 10년 내지 20년 후에라야만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 여러분을 절대 무시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강조한 박 전 대통령은 “오늘 이 시대는 우리 기성세대가 모든 것을 책임을 지고, 여러분 못지않게 나라에 대한 것을 걱정 하고 근심을 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아직까지도 공부를 하고, 배워야 되고, 모든 것을 수양해 자기 실력을 배양할 시절”이라며 “여러분이 직접 정부가 하는 일, 정치적 문제, 사회적 문제, 낱낱이 직접 간섭하거나, 여기에 참여하거나 직접 행동에 옮길 그런 시기도 아니고, 또 그런 것이 여러분의 책임도 아니다 하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며 한 창 공부하고 배워야 할 학생 본연의 자세를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64년 말 독일 방문 당시 뤼브케 대통령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뤼브케 대통령은 “한국엔 왜 학생들이 거리에 뛰어나와서 정치 문제에 자꾸 간섭하는 걸 좋아합니까?” 라고 묻고는 “내가 알기에는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서 정치 문제를 가지고 데모를 하고 떠드는 나라치고 잘되는 나라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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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이 '국정원 사건'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3.7.14 ⓒ 연합뉴스 | ||
박 전 대통령은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서 떠든다고 해서 나는 절대 그 사람들이 애국적인 학생들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오늘날 한일 문제를 가지고, 거리에 나와서 떠든다는 것은 그야말로 일부 정치인들의 앞잡이 노릇밖에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 조국의 앞날을 위해서도 대단히 걱정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43년 전 연설은 잇따라 시국선언을 하는 대학생, 고등학생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민주당이 국정원 전 직원을 이용한 정치공작 의혹 사건과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에는 침묵하고 있는 점에서도 이들이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학생들의 정치적 행동은 물론 자제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을 현 세태에 악용하려는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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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구 기자 bluelee@blue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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