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29일 밤, 북한이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 주목을 끌기 위한 조명탄과 함께 대남선전용 삐라를 살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남북한은 2004년 6월 4일 제2차 남북장성회담을 통해 상호간 육상분계선에서의 심리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남한에서는 자유풍선단 등 민간단체가 나서서 대북전단을 보냈고, 올해는 북한에서도 4·11총선, 을지연습 등을 노리고 4월과 7월에 삐라를 살포한데 이어 지난 9월 29일에는 추석연휴의 명절분위기를 틈타 다시 한 번 대남선전 삐라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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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기를 전면에 내세운 북한의 흑색선전의 집약체 대남삐라. | ||
북한이 뿌린 대남선전 삐라의 선전문구는 '겨레의 마음 싣고 달리던 통일렬차의 기적소리가 오늘도 메아리되여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불러옵시다 화해협력의 새 시대' 등 평화통일을 주장하며 남한 주민들의 안보의식을 느슨히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사진도 한반도기를 든 사람들과 전통의상을 입고 노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넣어 '우리민족끼리'를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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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삐라 또한 한반도기가 보인다. 동족대결교육에 속지말자는 구호가 인상적이다. | ||
또한 '종북교육은 북남대결을 격화시키고 전쟁의 불꽃을 튕기는 화약입니다','종북교육은 독재옹호교육','국방부의 종북교육은 이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등의 문구와 함께 조봉암, 전태일, 장준하, 박종철, 강경대 등의 사진을 넣어 남한에서 문제시되는 종북주의자들의 이념검증 논란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대남 심리전 전략이 종북논란을 통해 무력화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또한 새누리당의 당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12월 19일 18대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지로 명확하게 내비쳐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통일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선거개입 시도가 5년 전인 17대 대선에 비해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이전과는 다르게 북한의 삐라는 북한 체제나 주체사상의 홍보보다는 종북논란을 잠재우고 자주통일을 주장하는 등 더 치밀하고 교묘해져 남한 주민들의 경계심을 흐트러뜨리고 있다. 필자도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처음 대남삐라를 주워 인근 경찰서에서 북한의 삐라라는 확인을 받기 전까지는 국내의 종북주의자들의 선전물로 착각했을 정도로 최근 북한의 대남삐라는 북한 삐라 특유의 호전성과 김부자 선전을 억제해 대남 침투력을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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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대회를 휩쓸며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피켜여왕 김연아 선수의 모습과 여학생들의 자연스러운 학교 생활상, 2002년 월드컵 당시 국민들의 모습, 발전된 대한민국의 현주소 등의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 ||
북한의 삐라가 주로 선전선동을 통한 남한 주민의 안보의식 약화에 목적을 두는데 비해 남한의 삐라는 북한 체제의 붕괴를 노린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데 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북전단에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거둔 김연아의 모습이나 2002 한일월드컵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습, 서울의 야경과 학교생활 풍경 등 조작된 사실이 아닌 남한 사회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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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의 3대세습 반대에 관한 인터뷰 사진을 담아 북한주민에게 보내고 있다. | ||
또한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삼대 세습에 반대했다는 사실이나 이집트의 독재타도 혁명 등 국제사회의 진실들을 북한에 전달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것은 북한의 철저한 정보통제를 효과적으로 분쇄하는 것으로, 북한에서는 해외 문물, 정보의 유입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지역 간을 이동할 때에도 출입증 심사를 받도록 해 북한 내부에서의 정보교환도 철통같이 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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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짚트(이집트) 부자 권력세습 실패의 본모습을 북한 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
이렇듯 우리의 대북전단이 전하는 진실은 통제된 정보만을 절대불변의 진리로 믿고 살아가던 북한 주민들에게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을 주며 실제로 탈북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북 삐라를 처음 주웠을 때 몰래 지니고 있으면서 수십 번을 꼼꼼히 탐독하며 남한의 자유사회에 대한 꿈을 키우다가 내려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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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짚트(이집트) 인민들의 30년 독재 타도 혁명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 ||
독일이 통일되기 직전, 공산국가였던 동독의 인구는 50년 전 동독이 처음 설립되었을 때보다도 적었다. 서독의 선진문물과 자유를 갈망한 동독 주민들이 서독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독은 서독에 흡수되었다. 북한의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탈북자들이다. 탈북자들이 하나 둘 늘다보면 철통같던 북한도 붕괴되고 말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지금도 북한에서는 국경지대에 몇 배의 경계 병력을 배치하여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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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니지(튀니지), 에집트(이집트), 리비아 등 독재국가의 종말은 국민이 만들어 낸 것임을 강조하며 북한주민들의 궐기를 촉구하고 있다. | ||
그러나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 라는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처럼 자유의지는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의 본성인 자유의지를 총칼로 억압해서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지금 지구 반대편 중동에서 재스민 혁명가들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벌써 이집트와 튀니지, 리비아 등지에서 수십 년간 군부의 군홧발에 고통 받던 중동의 자유주의가 해방되었다. 지속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문제해결을 촉구한다면 김일성 일가의 60년 독재에 시달리는 북한 또한 자유라는 역사의 흐름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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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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