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단이 협의한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처리가 민주통합당의 몇몇 의원들에 의해 늦어지면서 헌정 최초로 해를 넘겨 통과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민주통합당의 김재윤, 장하나 의원이 주선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리며 해를 넘길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으나 여야 원내대표단은 끝에 세 가지 부대의견을 첨부해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일부 의원들이 “당 원내대표단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워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
||
| ▲ 새해예산안 국회처리를 앞두고 민주통합당 김재윤, 장하나 의원과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대표들이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예산삭감을 촉구하고 있다. 2012.12.31 ⓒ 연합뉴스 | ||
이때 예산안 통과를 연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민주통합당의 강창일, 김재윤, 김우남, 장하나, 김기식, 정청래 의원이 ‘제주해군기지 6인방’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이번 ‘예산안 연장 사건’ 전에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적극 반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던 의원들이다.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최남단인 제주도의 전략성 역시 5천년 역사를 통해 입증되었다. 해군은 20년 전인 1993년 이미 해역 및 항로 보호를 근거로 들어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후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전원 합의를 받고 같은해 12월 13일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도 적법판결을 받아 국가와 국민의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확립을 막으려는 세력들의 반대로 완공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
||
| ▲ 민주통합당 정청래, 진선미, 장하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일 2013년도 제주해군기지 예산과 관련, 여야 대립 끝에 부대조건을 걸어 2천9억원 전액을 반영했다. 절충된 부대의견은 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항만관제권ㆍ항만시설 유지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3개항을 70일 이내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했다. 이날 오전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공사를 재개했다. 2013.1.2 ⓒ 연합뉴스 | ||
6인방의 구성원인 장하나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무식하고 악독하기만 하여도 교도소 좀도둑범죄자들하고만 노는 이명박”,“잔인하고 무식한 청와대 사칭 교도소 앵벌이 좀도둑놈들을 시켜 뉘우침 없이 갈수록 더 잔인하게 독극물과 독가스로 애국시민들을 사찰하여 살해하려는 만고의 역적 이명박은 말로는 안되는 현행범”이라고 비하한 ‘노한후’라는 누리꾼의 글을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올려두기도 했다.
강창일, 김재윤, 김우남 의원은 제주도를 지역구로 활동하고 있는 의원들이다.
강창일 의원은 2010년 8월 당시 국회 독도영토수호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재직하며 “대통령이 개인자격이 아닌 국가원수 자격으로 독도에 한 번 다녀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이듬해인 2011년 8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독도를 방문하자 “방문 자체는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뜬금이 없어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국면전환용 쇼로 보인다”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
||
| ▲ 안규백 김재윤 진성준 의원 등 민주통합당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간 이견을 보인 제주해군기지의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2012-11-28 ⓒ 연합뉴스 | ||
김재윤 의원은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의 구명위원을 지냈으며 문재인 캠프의 동행1본부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미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 부위원장과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김우남 의원은 제주 4.3유족회 60주년 기념추진위원회 명예고문,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역임하고 지금은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를 맡고 있다.
 |
||
| ▲ 촛불집회 주관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받은 '탄핵수호 국민행동' 김기식, 서주원, 박석운 공동집행위원장(좌로부터)이 30일 오전 종로경찰서에 자진출두하고 있다./한상균/사회/2004.3.30 ⓒ 연합뉴스 | ||
김기식 의원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역임했으며 사회민주주의 정책연구회에서 주최한 월례초청토론회에 초청인사로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원책 변호사와 맞선 자리에서 “대북식량지원은 인도적 차원이 우선시된다”며 “동족의 아사를 무시하고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북정책을 모두 봉쇄한다면 국격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기식 의원은 북한 식량난의 주원인이 되는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독재와 북한 정권의 탄압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한 적이 업다. 김 의원은 서울대 인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6년 11월 ’구국학생연맹‘에 연루되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구국학생연맹은 서울대 내의 주체사상파 학생은동권 지하조직이었다.
‘반미청년회’의 핵심 구성원이었다가 전향한 강길모 전 프리존뉴스 대표는 지난 2006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열어 “학생운동을 정리하며 주사파 핵심 활동가들이 가장 애써 키운 친구가 김기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현재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
||
| ▲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과거사' 기자회견과 관련해 유신 헌법 폐기를 위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을 박 후보에게 촉구하고 있다. 2012.9.24 ⓒ 연합뉴스 | ||
정청래 의원은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전신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으로,1989년 서울 정동에 위치한 주한 미국대사관 점거농성을 주도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최근에는 ‘노크 귀순’한 북한군 병사에게 라면을 끓여 준 것을 “메뉴얼에 없다”며 국군의 기강해이와 무능을 주장해 누리꾼들로부터 “굶다 못해 목숨 걸고 넘어온 동포에게 라면 주는 것이 인도적 차원 아니면 무엇인가”,“군대도 안 간 미필이 뭘 안다고 국군을 감시하나”는 비판을 들었다.
장하나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이 ‘새해예산안 발목잡기’의 주범으로 꼽혔다는 지적에 “오히려 좋다”며 “사람들이 ‘제주해군기지 사업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할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장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필요성과 적법성 모두를 인정받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국민들에게 왜곡 선전하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한다면 국가안보 강화에 힘을 싣는 입장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흑백논리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으나 명확히 가르자면 우리 정부보다는 역시 북한의 입장에 더 가깝다.
북한은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핵 항공모함까지 입.출항 가능한 대규모 기지로 제주도를 미국의 핵 기지로 내맡기려는 역적패당의 책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2012.9.25. 조선중앙통신), “이명박 정권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며 제주도를 전쟁의 섬으로 만들고 있는 바, 평화를 위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저지해야 한다”(2012.9.26. 우리민족끼리)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반대론자들의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주장의 일치는 자연스럽게 종북주의의 낌새를 느껴지게 만든다.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장하나 의원은 “‘종북’이라는 단어는 선정적인 단어이며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주장했으며 강창일, 김재윤, 정청래 의원은 2006년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직후 포용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
||
| ▲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좌익단체들이 대한민국 해군을 '불순세력'으로 표현한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누리꾼 블로그 캡처 | ||
이들의 이름은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대북결의안 반대표결 명단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의원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창일, 정청래 의원은 남파간첩들을 ‘통일조국을 위한 사업을 위해 남한에 파견된 동지’로, 빨치산들을 ‘조국통일투쟁에 전념한 열사’로 미화한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에 참가했다.
이런 전력을 가진 이들이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한다면 그 목적이 환경보존 등의 평화적인 측면보다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다듬어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보여진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