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메인 페이지에는 국방부가 출입기자들에게 정보자료를 배포한 것을 비판하는 경향신문의 오피니언이 실려 독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북한에서 열린 제4차 당세포 비서대회에 참석한 장성택(노동당 행정부장)은 김정은(노동당 제1비서)의 앞에서 이례적으로 김정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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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8일 열린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개회사하는 동안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장성택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통제하는 당 행정부장임에도 26일 김정은이 주관하는 국가안전 및 대외일군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번 세포비서대회에는 참석했다. 2013.1.31 zjin@yna.co.kr ⓒ 연합뉴스 | ||
장성택이 김정은이 연설하는 동안 다른 곳을 보고 있거나, 몸의 무게중심을 왼쪽으로 기울이고 팔걸이에 팔을 댄 채 비스듬히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찍이 지난해 8월에 김정은과 장성택이 동일한 승마복을 착용하고 말을 타는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장성택이 공식서열과는 무관하게 북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거나 최소한 김정은과 대등한 권력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국방부는 “최근 장성택이 김정은을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 북한의 실질적 최고권력자가 김정은이 아닌 장성택이라는 소문이 지속적으로 들려온다”고 밝혔다.
장성택은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의 남편으로, 김정은의 고모부이다. 그는 한 때 북한에서 ‘김정일의 분신’으로 불리는 권력을 쥐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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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8일 열린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 회의 중 비딱한 자세로 앉아 있다. 회의 중 비딱하게 앉는 등의 모습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어서 정부 일각에선 장성택의 권력위상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3.1.31 ⓒ 연합뉴스 | ||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오찬에 참석한 손길승 SK 회장의 회고에 따르면, 장성택의 ‘남북경협을 위해 제안할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손 회장이 투자보장협정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자 장성택은 ‘위원장에게 직접 건의하라’며 손 회장을 끌다시피 김정일의 테이블로 직접 데려갔다.
김정일의 호출이 없었음에도 직접, 게다가 우리 측 인사까지 마음대로 김정일의 테이블 앞에 데려가는 것은 북한에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오피니언을 통해 “이러한 해석은 근거가 약하며, 이를 언론을 통해 내보낸 것은 북한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자료를 낸 것에 대한 설명치고는 너무나 허망하다”며 “국방부가 상황을 부풀리려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핵실험이 전망되니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논조다.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던 우리 정부를 상대로 국내의 종북주의자들이 주장하던 논조와 합치한다는 지적이다.
자유국가인 우리나라에서도 공식석상에서 대통령이 발언할 때 일개 부처 장관이 대통령의 권위를 무시하는 자세를 취했다면 국내외 언론이 들썩일 텐데, 김정은의 3대 세습이 불안정하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온 상황에서 이러한 분석에 종지부를 찍을 장성택의 행동을 정보자료로 만들어 배포한 우리나라 국방부에 대해 경향신문은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과함하고 친절한’해석까지 달려 있어 기자실이 술렁였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의 이러한 보도를 두고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비판에 나섰다. ‘KoreaU****’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이 기사는 중립을 지키는 척 하면서 은근히 비판하는 글이다. 북한 왕조 앞에서 저 정도로 삐딱한 자세를 취하려면 어지간한 배짱으로는 못 한다. 하다못해 우리나라조차도 대통령 앞에서는 무의식중에 정자세를 취하지 않느냐”고 강한 일침을 가했다.
경향신문의 편집방향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jhk****’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두 차례의 댓글을 통해 “한겨레, 경향은 750만 민족살인마인 김가왕조들의 선전, 선동터이자 북괴군 통일전선무 인터넷 간첩들의 놀이마당”, “한겨레와 경향은 김가왕조의 2중대요, 북괴군 뒤처리를 해주는 나팔수임을 자처하느냐?”고 비판해 총합 54개의 공감 표시와 10개의 반대 표시를 받았다.
경향신문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 당시 우리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음모론을 양산하며 북한의 과오를 축소해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옆에는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가 함께했다. 이른바 '한경오'로 불리는 3대 좌익언론사다. 그런 경향신문이 김정은의 세습이 안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국방부의 자료배포에 반발하며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 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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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을 "쥐새끼패당","쥐새끼 잡듯 박멸하겠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며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경향신문의 기사 ⓒ 경향신문 캡쳐 | ||
대한민국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는 '쥐명박','가카새X'등 과격한 표현이 쓰인 사건을 서슴치 않고 보도하다가도 김정은의 권위가 흔들린다는 예측에는 논평보도를 통해 즉각 반발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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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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