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차단하고 “남북관계는 전시상황에 들어간다”며 고강도 위협을 이어가는 가운데에서도 개성공단은 문제없이 가동되었다. 전시상황을 운운하면서도 정작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폐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 여론이 비판을 넘어 조롱에 가까워지자 북한은 지난달 30일 개성공단에 대해 “괴뢰역적들이 나발질(헛소리)을 하면 가차없이 차단, 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며 위협했다.
그러나 1일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 측 입주 기업들의 출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를 통해 출·입경 승인을 통보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못하는 이유는 개성공단을 통해 얻는 막대한 경제적 이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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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 ⓒ 연합뉴스 | ||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8640만 달러(우리 돈 약 1천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개성공단에 근무 중인 북한 근로자 5만 3,000여명은 급여에 더해 간식으로 초코파이, 라면 등을 지급받는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초코파이와 라면은 북한 암시장에서 호화 간식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개성공단 소속 근로자들의 큰 수입원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2011년 “근로자들에게 초코파이 대신 현금을 달라”며 초코파이의 반입거부를 시도하다가 근로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개성공단의 잠정적 폐쇄를 감행할 경우 우리 측과의 충돌보다 먼저 5만 5,000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생계에 치명적 결과를 불러와 반발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사업에 남반부 중소기업들의 생계가 달려있고 공업지구를 당장 폐쇄하면 그들의 기업이 파산되고 실업자로 전락될 처지를 고려하여 극력 자제하고 있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개성공단의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기업들은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이뤄지려면 2만 여명의 근로자가 더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개성 인근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근로자가 한계에 다다라 충원이 연기되고 있다.
지난 1월 김규철 남북경협시민연대 대표는 “개성공단 선발 업체들은 대부분 양질의 인력공급을 받았지만 후발 업체들의 경우 신규 인력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가 그나마 받은 인력도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는 북한 근로자들을 위한 숙소 건립이 불가피하지만, 북한은 이들이 숙소에 머물 시 집단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우려로 인해 숙소 건립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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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경협 24년 현안과 전망' 토론회 (자료사진) ⓒ 연합뉴스 | ||
북한은 규정을 신설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세금을 요구하고 있으며 개성공단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협력업체에까지 3~5%의 영업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는 규정을 임의대로 만들기도 했다.
개성공단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북한에 비해 우리가 얻는 수익은 미미하다. 한 입주 기업은 3천 명의 근로자가 필요하지만 970명의 근로자만 확보한 상태로 누적 적자가 80억 원에 이르는 등 실적이 저조할 뿐 아니라 북한의 ‘공업지구법’에 우리 측 직원들의 신변보장을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언제든지 급변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만일 북한이 관련 규정의 무효화를 선포하고 군사력을 이용해 우리 측 직원들을 억류하거나 신변에 위협을 가할 경우 국군이 북진하는 방법 외에는 사실상 대응수단이 전무하다는 비판이 개성공단 사업 초기부터 제기되어 왔다.
최근 북한이 대남 도발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감에 따라 우리 정부가 먼저 개성공단 입주기업 직원들의 출입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차단해 국민들의 신변 안전 도모와 대북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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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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