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반부의 반국가단체를 우리나라에서 부를 때는 통상 ‘북한’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북한은 공식 석상 등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지는 ‘공화국’, ‘조선’ 등으로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이라는 호칭이 훨씬 익숙하다.
6.25전쟁 전후 세대에서는 ‘이북(以北)’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으며 소련이 붕괴한 1990년대 이전까지는 소련의 괴뢰(꼭두각시)정권이라는 뜻에서 ‘북괴’라는 표현도 널리 사용되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을 비롯해 종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인사나 단체들은 ‘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지난 달 10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북한의 군사행동 자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세 차례나 북한을 ‘북’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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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통합진보당 트위터 캡쳐 | ||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트위터를 통해 “용어를 바꿔가며 사용할 뿐 특별한 의도는 없다”며 “‘남과 북’이고 ‘남측과 북측’이고 ‘남쪽정부와 북쪽정부’이고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를 동일한 위상의 통일 주체로 인식하는 것이 6.15선언과 10.4선언의 기본 정신”이라며 헌법상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정부로 인정하는 듯 표현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시재평 사무국장은 “한국이란 말과 똑같은 의미가 남한·북한”이라며 “북한에서는 굉장히 금지된 용어”라고 설명했다. “‘북’이라는 말을 쓸 때는 북한을 거슬리게 하지 않고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진보정의당 관계자도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라고 차마 못 하니까 ‘북’이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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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비방하는 유인물 ⓒ 연합뉴스 | ||
지난 달 19일 새벽 국방부 청사 주변에 살포된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비방하는 유인물에도 ‘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김관진은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 북의 최고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며 전쟁 광기를 부리다가는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된다”는 문구가 쓰인 유인물은 국내 종북세력이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비난한 종북세력과 종북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통합진보당이 북한에게 ‘북한’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는 가운데 누리꾼들은 “(종북 논란의 대상인) 이정희가 북한에서 죄악시하는 북한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쓰겠냐”(미사****), “북한을 북한이라 부르지 못하는 현대판 홍길동이냐”(추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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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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