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20사이버테러의 배후가 북한으로 밝혀지며 사이버 안보가 북한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 명백해진 가운데 ‘사이버테러방지법’이 야당에 의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테러에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사이버테러 대응 총괄기관이 필요하며, 법치국가의 지위에 맞는 법안 제정이 있어야 한다”며 사이버테러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
||
| ▲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 연합뉴스 | ||
사이버테러방지법은 사이버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산하에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두고 사이버위기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7월 7일 61개국 435대의 공격명령 서버를 이용해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정부기관 웹페이지와 포털사이트, 금융기관에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가했으며 2011년 3월 4일과 4월 12에도 재차 대규모 사이버테러를 감행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3.20사이버테러 역시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지자 사이버 안보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전자정찰국 사이버전 지도국(121국), 91소 해커부대 등을 운영하며 사이버전 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버전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북한의 인터넷망은 외부와 차단되어 있어 반격 가능성도 사실상 전무하다.
또한 사이버테러는 주로 중국 등 제3국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추적, 적발하기 어렵고, 북한의 소행임을 밝혀내더라도 피해 복구와 수습에 많은 시일이 걸려 그 사이에 테러범의 신변을 보장할 수 있다.
북한은 정부기관을 포함해 금융기관과 언론사, 방송국 등 민간 시스템까지 폭넓게 공격해왔다.
 |
||
| ▲ ⓒ 연합뉴스 | ||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사이버 위기 대응 체계는 북한의 광범위한 사이버테러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이버안전관리규정, 국가위기관리지침에 따라 정부기관에 대한 사이버테러에는 국정원이 대응할 수 있으나 민간분야는 미래창조부가 전담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공격 대상이 될 경우 금융위원회가 보안을 맡아야 하며 민간 기업에 대한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담당한다.
따라서 국가정보원의 권한을 강화해 사이버안보 전반을 총괄할 수 있도록 사이버테러방지법이 발의되었으나 민주통합당의 전면 반대하고 나서 제정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통합당 허영일 부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서상기 의원에 대해 “국정원의 전횡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정원의 장단에 앞장서서 춤추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어 “국정원에게 사이버안보 총괄책임까지 부여하면 쥐 잡는 본연의 임무는 망각하고, 좌판의 생선만 탐하는 고양이가 될 것이 뻔하다”면서 “여야간 협의 시간이 충분함에도 국회 정보위원장이 대표 발의까지 한 이유는 국정원 대선 개입 조사에 대한 물타기가 아니냐”며 대국민 사과와 법안 발의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의 사이버안보 수호법 반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
| ▲ 지난 2008년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 등 11개 법안을 'MB악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야권 성향 시민단체들 ⓒ 민중의 소리 기사 캡쳐 | ||
지난 2008년 10월 18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공성진 전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 제정안을 발의했으나 “디도스 공격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국정원의 주장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주장한 민주당과 야권 성향 시민단체의 반발로 법안이 파기됐다.
여기에 더해 김현 민주당 대변인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이버테러방지법에 대해 “사이버상의 정보통제적 발상”이라며 강경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해당 법안이 발효되기까지는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