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전쟁 위기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회담이 25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북한은 지난 4일 발생한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우리 군은 25일 정오 부터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키로 했다.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 5시를 기해 하달된 ‘준 전시상태’ 명령을 해제키로 했다.
남북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진행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 개최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활성화 등에 합의함에 따라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급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22일 오후부터 이날 0시 55분까지 무박 4일로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발표했다.
김 실장은 “엄중한 정세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를 믿고 침착하게 이번 협상 과정을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합의문에 정부가 요구한 ‘재발방지 약속’ 문구가 빠져있는 데 대해서 “그것이 (3항에 언급돼있는)‘ 비정상적인 사태’와 다 연결돼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하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
| ▲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지뢰에 이어 포격 도발까지 감행함으로써 최전방부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가 내려진 가운데 중서부전선 육군 병사들이 전역을 스스로 미루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중서부전선 후방에 위치한 5기갑여단의 정동호(22) 병장과 김서휘(23) 병장, 김동희(24) 병장, 이종엽(23) 병장도 24일에서 다음달 중순까지 각각 예정된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동호 병장, 이종엽 병장, 김서휘 병장, 김동희 병장의 모습. 2015.8.24 ⓒ 연합뉴스 | ||
특히 국민들의 성숙한 안보의식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점도 주목된다. 라면 생수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을 감행한 북한을 응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역을 미룬 말년병장들의 소식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줬다. 또한 인터넷상에선 군복, 군화, 군번 줄 등을 찍거나 착용한 사진을 올린 예비군들은 ‘출동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명령 대기 중이니 불러만 달라’며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줬다.
종북·좌파 성향 단체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부를 비난하며 목함지뢰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 다행히도 이들의 망동은 국민들의 싸늘한 외면을 받고 있지만, 언제든지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음모론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북한은 우리 국민의 성숙한 국민의식과 굳건한 안보관으로 인해 제2 제3의 도발 감행을 망설일 것이다.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남북 합의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일부)통(일전선부)라인이 복원된 게 아니고 금강산관광 내용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북측이)비무장지대 지뢰 폭발과 인명피해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으니 이 정도면 됐다. 80점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북한의 나 몰라라 하는 태도에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라며 “북한 주체를 암시(명시가 아닌)하는 유감 표명과 책임자 처벌이 빠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같은 비정상적 상황에서는 대북방송을 해도 된다는 걸 북이 인정한 건 북으로선 아주 굴욕적인 일이다. 이번 회담 결과에 70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이번 남북고위 접촉의 핵심 사안은 북한의 반문명적인 목함지뢰도발과 포격 도발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사과, 책임자 처벌, 손해배상과 보상, 재발방지였으나, 그 어디에도 사과는 없었다”며 공동보도문 합의 폐기를 촉구했다.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은 “언제든지 북한은 기존의 남남 갈등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언제든지 자기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남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이번과 같은 합의문도 파기하고 다시 도발 유혹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내용이 많다”고 우려했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블루투데이 press@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