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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괴 3대세습 독재자 김정은을 '원수'로 호칭하고 있다. 또한 북괴의 주장을 비판없이 그대로 옮겨 적는 보도행태로 인해 국민들의 폐간 요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 ⓒ 자주민보 캡처 | ||
“신문을 읽는 사람보다 읽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정확한 정보를 알 수도 있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토마스 제퍼슨의 말이다. 언론의 왜곡보도를 접하는 것이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는 것만 못하다는 제퍼슨의 일침은 몇 세기를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뭇 언론인들의 양심을 지켜보고 있다.
“사람들은 한 번 들은 거짓말은 믿지 않지만, 두 번 들으면 의심하게 되고, 세 번 들으면 이내 믿게 된다”라는 괴벨스의 말도 있다. 나치당의 선전부장이었던 괴벨스는 이 말을 표어로 삼은 선전선동으로 히틀러의 집권을 이끌어낸다. 왜곡보도가 대중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북한의 노동신문 역시 여기에 철저하게 근거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이 모래밭 위를 뒹굴면 모래가 쌀로 변하고, 김정일은 축지법을 쓰며, 김정은은 세 살 때부터 승용차를 몰고 권총을 쐈다고 선전한다.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스갯소리로 들을 일이지만,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허위선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북한 주민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믿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의 이런 얼토당토않은 선전용 주장들을 그대로 가져다 옮기는 이들도 있다.
인터넷 신문사인 자주민보는 [북, 6살 아이가 작사 작곡 척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보도를 그대로 옮겨왔다. 자주민보는 이 기사에서 우리민족끼리의 보도를 인용하며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지훈이(북한의 음악신동)가 올린 작품집을 몸소 보아주시고 지훈이의 남다른 재능을 높이 평가해주시면서 그가 창작한 노래들을 널리 보급 할데 대한 은정깊은 사랑을 베풀어주셨다”고 적었다. 북한의 대외선전을 비판과 사실확인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대로 보도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리트윗(RT)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트위터에서 ‘우리민족끼리’ 등 대남선전매체의 글을 그대로 리트윗하는 것은 북한의 대남삐라의 복사본을 만들어 길거리에서 배포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몇몇 트위터 이용자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다름없는 자주민보의 보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 ‘요청’을 받은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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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에서 북괴 김정은에게는 '원수'의 호칭을 붙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호칭을 붙이지 않고 있다. ⓒ 자주민보 캡처 |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에만 세 번에 걸쳐 자주민보에게 43건의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 근거로 자주민보의 글이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김일성 일가를 일방적으로 미화 선전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자주민보는 최근의 삭제요청에 대해 이의신청을 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자주민보의 이창기 대표는 서신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공권력 남용”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창기 대표는 현재 국가보안법상 회합, 통신죄 및 고무, 찬양죄의 혐의로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서울구치소에서 서신을 보내 자주민보에 기사를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서신을 통해 “일본은 군사 정찰 위성을 숱하게 쏘아 올려 북한을 감시하면서 북에서는 과학관측 위성 하나 쏘아 올렸다고 재일 조선학교 지원을 중단한 아베 일본 총리의 말에 쓴웃음이 나온다”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옹호했다. 이어 “이 얼마나 졸렬한 처사인가. 피가 끓는다. 기어이 대가를 받고야 말겠다는 결의로 주먹에 핏불 불거진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자주민보는 대한민국 언론사임에도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대 세습독재를 해나가는 김정은에게도 기사 제목에 ‘김정은 원수’라는 칭호를 붙인다. 반면 대한민국의 행정, 입법, 사법의 수장직을 지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에게는 직함 없이 이름만을 사용해 호칭했다.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에는 접속할 수 없지만 자주민보에는 누구나 접속해 글을 읽을 수 있다. 국민들로부터 끊임없이 폐간 요구가 잇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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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wjdq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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