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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 연합뉴스 | ||
최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 항소심에서 종북 성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피고인 측 증인으로 출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는 안재구 전 경북대 교수가 이른바 법정에 나섰다. 변호인 측이 신청해 채택된 첫 번째 ‘전문가 증인’이다.
안 전 교수는 “요즘 같은 때 폭력 혁명을 하겠다는 건 정신이 돈 얘기”라며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을 적극 두둔했다.
23일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봉 원광대 평화연구소 소장은 “우리 사회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친북으로 매도 당하기 때문에 의견을 얘기하기 어렵지만, 천안함, 연평도 등 사건은 남한이 자극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 진영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한다고 하지만 (나는) 북한이 했으리라고는 분명히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천안함 사건은 남한과 미국이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북한 코앞에서 벌이느라 북한을 자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연평도 사건 또한 북한이 영해라고 훈련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남한이 무시하고 강행해 벌어진 일”이라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대한민국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남한의 민간인까지 죽었다는 것은 용서 받지못할 행위이지만 북한이 도발했다고 하기 전에 ‘배경’을 먼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북한의 주체사상에서 철학적 측면은 본받을 점이 많다거나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두둔하는 등 황당한 주장을 이어갔다. 북한군에 대해서는 자주성이 가장 높다며 격찬까지 했다. 그는 “북한을 흔히 ‘북괴’, ‘괴뢰’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며 “괴뢰는 가짜, 허수아비라는 소리인데 자주성이 가장 높은 군대가 북한 군대”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국가정보원은 지난 대선 시기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고 그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내란음모 사건을 기획했다”며 “과거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처럼 실체가 없는 사건”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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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의장(빨간원) ⓒ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캡처 | ||
박 이사는 “사회에서 혐오하는 의견조차도 두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자유야말로 자유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이 사건은 공론의 장에서 토론에 맡겨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30일에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증인으로 나섰다. 한 교수는 “한국 현대사 대부분 내란 사건은 불법적으로 정권을 가진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탄압한 것이었다”며 “역사상 실체가 있는 내란은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석기 의원 사건이 공개된 것은 국정원이 댓글 활동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 해서 궁지에 몰린 때였다”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투톱’으로 대탄압에 나설 수 있겠다고 글을 썼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내란음모 사건 공개 시점을 문제 삼는 음모론을 폈다.
그러나 이석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들은 모두 종북논란을 빚고 있는 상태다. 안재구 전 교수는 지난해 1월 북한을 찬양하는 편지와 함께 국내 진보, 좌파단체 동향 등을 대북 보고문으로 작성하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그가 2006년 작성한 편지에는 “다시 옛날처럼 보고서를 쓰고 있는 저는 위대하신 장군님으로부터 잃었던 생명을 다시 받은 심정”이라고 적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래군 이사는 국정원 내란음모 정치공작 공안탄압규탄 대책위원회(대책위)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에 대한 무죄 석방 여론을 주도해왔다. 대책위에는 이적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를 비롯해 한국진보연대,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예수살기, 코리아연대 등 종북성향 단체가 대거 포함돼 있다.
박래군 이사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국민연대) 집행위원장도 맡고 있다. 국민연대 또한 이적단체 범민련, 한국진보연대, 평통사 등 종북성향 단체·인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거나 구속됐을 때마다 일관되게 ‘용공조작’, ‘공안정국조성’이라 주장하며 옹호해왔다.
특히 국민연대는 왕재산 간첩단 사건에 대해 “누가 국정원에게 선량한 시민들을 범법자처럼 대하고 협박할 권리를 주었던가. 국정원이 할 일이 고작 시민들을 스토커 식으로 괴롭히는 일밖에 없는가”라며 북한 225국의 지령을 받은 간첩 혐의자들을 ‘선량한 시민’으로 미화했다.
또한 이적단체를 해산시킬 수 있는 ‘범죄단체 해산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반대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이적단체 구성원과 함께하는 황당한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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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의 김일성 찬양 발언 ⓒ 누리꾼 블로그 캡처 | ||
한홍구 교수는 2004년 한겨레 칼럼에서 민족반역자 김일성을 “김일성은 자수성가형 민족영웅” “김일성은 우리 민족에 혜성같이 나타나 많은 것을 성취한 지도자” “민족 영웅, 스탈린이나 덩샤오핑도 넘볼 수 없는 혁명의 창건자, 부국강병에 기초한 근대화를 추구한 20세기형 민족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로 찬양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과거 이적단체 범민련 최동진 편집국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이적단체 활동 등) 항소심 재판과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재판장인 민유숙 판사는 “방청객 중에서 피고인이 최후 진술을 하기 전 피고인을 위해 발언할 분이 계시면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배심원도, 증인도 아닌 방청객에게 발언권을 주는 것은 국가보안법 사건 재판에서는 전무한 일로 사실상 피고인에 대한 변론 기회를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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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유숙 판사의 '윤리위원회' 회부 및 사과 촉구 집회 ⓒ 블루투데이 | ||
이에 김정일 사망 당시 대한문 앞에서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강행하려 했던 윤기하 국가보안법피해자모임 법률자문, 김규철 이적단체 고문,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등이 발언권을 얻고 북한을 옹호하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는 경연장으로 돌변했다.
이들은 “북한은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국가”, “언제까지 같은 민족이며 통일의 상대한 북한을 적으로 보고 적대정책을 펼 것이냐” “억압과 폭압의 시대에 만들어진 국가보안법은 분열을 끝내고 통일을 맞이해야 하는 오늘의 시대에 맞지 않는 법”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내란음모 항소심에서 피고인 측 ‘전문가 증인’으로 선정된 인사들 또한 재판정을 일방적으로 내란음모 사건을 두둔하고 국정원과 정부를 비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란음모 비호 ‘전문가’가 아닌 실제적 근거로 접근하는 진짜 ‘전문가’가 나와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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